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11.19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5년 11월 11일(水)
근현대史는 역사학자 전유물 아니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최대권 / 서울대 명예교수·헌법학

국정(國定)으로 결정된 고교 근현대사 교과서 집필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역사전쟁’을 보면 아기는 버리고 태(胎)를 놓고 싸우는 것 같다.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냐, 대한민국이 수립된 1948년이냐 하는 건국일 논쟁을 보자. 초등학교 상급반만 돼도 국가의 3요소를 다 안다. 안타깝게도 임정은 주권·영토·국민 어느 하나 갖추지 못했고, 그래서 ‘임시정부’가 아닌가. 대한국민(민족:nation)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피눈물 나는 임정의 투쟁사를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대한민국헌법 전문도 그 ‘법통’을 이어받는다고 했다. 법통을 이어받는다는 건 자유·독립을 쟁취·수호하려는 임정의 정신과 전통을 이어받겠다는 것이지, 국가를 물려받는다는 게 아니다. 국가 3요소를 갖춰 대한민국의 수립을 선포한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일임은 물론이다.

단독정부 수립 반대도 그렇지만, 제주4·3사건과 같은 공산주의자들의 극렬한 전국적 방해투쟁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이 힘들게 건국된 사실은 세상이 다 안다. 남한의 적화를 꾀한 6·25 전쟁과 그 밖에 북한의 다양한 도전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지켰고, 오늘날 우리가 자랑해 마지않는 민주화와 산업화의 기적적 업적을 대한민국의(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시장경제) 틀 위에서 이뤄 냈다. 우리와 대척 관계에 서는 체제(공산전체주의·중앙집권적 계획경제체제)는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과 함께 역사 속에 사라졌고, 자기 인민 배 곯리는 북한과의 체제 경쟁은 우리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난 지 이미 오래다. 이 대한민국의 역사에 어떻게든 흠집을 내려는 역사 주장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정치지도자의 주장으로나 학문하는 학자의 이론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

지금 역사 논쟁이 고교교육을 대상으로 해 전개되고 있다. 대학이나 초등학교와 차별화되는 고교교육의 본질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고난을 이기며 건설해온 대한민국을 찬란한 미래로 향해 자신 있게 이끌며 지켜나갈 대한민국 공동체 구성원을 기르는 교육이어야 한다. 민중사관, 투쟁이론 등 다양한 견해는 지적·육체적으로 성숙한 대학, 특히 대학원 단계 교육에서나 접해야 할 학문적·방법론적·이념적 패러다임의 문제다. 굳이 민중사관이나 투쟁이론으로 풀이한 역사교육을 지적·정서적으로 미숙한 고교생들에게 주입하는 것은 체제에 적대적인 투사를 기르겠다는 생각과 다름없다.

이른바 역사학자들이 떼 지어 고교 역사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성명하고 나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 근현대사(史)가 자기들의 전유물이나 되는 듯이 하는 행태이기 때문이다. 고대사나 삼국시대, 고려사, 조선사라면 전문적인 역사학자의 주장이나 견해를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일제 지배, 해방과 분단, 미 군정, 대한민국 수립, 6·25 전쟁의 참화, 4·19혁명, 장면정권, 군사혁명, 산업화, 민주화,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 탈북 행렬 등을 직접 보고 듣고 배우고 체험하며 또 열심히 공부한,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사람이 한둘 아니지 않은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교묘히 폄훼하고 김일성·주체사상 등에 관한 친절한 좌편향 친북적 서술을 ‘다양성’과 ‘검정’이란 이름으로 어떻게 고교 교과서에 집어넣을 수 있는가? 그리고 아직 나오지도 않은 ‘국정’이면 꼭 독재와 친일을 미화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전체주의 독재와 권위주의 독재의 같고 다름을 알고나 독재를 말하는가? 국정화는 제대로 된 대한민국사를 고교생에게 선사하자는 것이다.
[ 많이 본 기사 ]
▶ 文정부 외교·안보 플랫폼, ‘韓美동맹 → 中’으로 교체 기류..
▶ 치솟는 ‘펭수’의 몸값…식품업계 너도나도 모시기 경쟁
▶ 10代 등 100여명 갇혀… 시민들, 학생들 구하려 ‘여명 작전..
▶ 한·미훈련 ‘전면폐기’ 공식 요구한 北… 정의용 거짓말했나
▶ ‘회당 2000만원’ 송가인 수익금 방송사 25% 배분 왈가왈부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 잇단 ‘한·미 동맹 결별’ 시그널 ‘3不 정책’이어 인도·태평양 전략 등 사사건건 中 편향… 韓美동맹 약화, 일본 재무장 부를 가능성 中·러..
mark치솟는 ‘펭수’의 몸값…식품업계 너도나도 모시기 경쟁
mark檢, 前정권 ‘유재수 비리의혹’도 포착
文대통령 “부동산 문제, 자신 있다…경기부양 수단..
‘알파고에 유일 승리’ 이세돌 은퇴…기원에 사직서..
10代 등 100여명 갇혀… 시민들, 학생들 구하려 ‘여..
line
special news 서효림, 김수미 아들과 내달 결혼…“임신 초기”
배우 서효림(35)이 김수미의 아들 정명호(44) 씨와 다음 달 백년가약을 맺는다.정 씨가 대표로 있는 나팔..

line
한·미훈련 ‘전면폐기’ 공식 요구한 北… 정의용 거짓..
‘보복운전’ 최민수 “자존심에 상처”…檢, 2심서 징역..
초등생 자녀 이용 상습 악성민원 부부 구속
photo_news
‘아침마당’도 뒤집어놓은 유산슬…시청률 10%..
photo_news
인니 호랑이 농민 살해…“화산폭발 징조?”
line
[Leadership 클래스]
illust
협상의 女帝…‘AIG 회생’ 美정부 설득에 딱 15초 걸렸다
[10문10답]
illust
14세기 최대 1억명 희생…中서 잇단 흑사병 확산 가능성 있나
topnew_title
number 커피 배달온 다방 종업원 흉기로 찌른 20대..
소방관 5만5천명, 국가직으로 전환…내년 4..
가평 펜션서 남녀 투숙객 2명 사망·1명 위독..
수도권 중심 ‘인적쇄신론’ 확산 … 영남·친박..
hot_photo
세븐틴 에스쿱스, 활동 잠정중단..
hot_photo
2019 슈퍼모델 대상에 장원진
hot_photo
‘회당 2000만원’ 송가인 수익금 방..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