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정치색 주입은 학생 교육권 침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7일 서울 중랑구 한 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현직 교사가 세월호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릴레이 시위’ 전문가 지적
“교육차원 문제 아닌 시위
정치중립 지키지 않은 것”

서울지역 한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사회 이슈에 대한 신념을 표출하기 위해 교문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교육 전문가들은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자, 아직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가치관의 혼동을 줄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교사들의 이런 행동이 수업시간에 편향된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교사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일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18일 “세월호나 역사교과서 문제는 순수한 교육 차원의 문제라기보다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영역의 문제”라며 “교사가 교육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로 시위를 하는 것은 허용된 권한 밖의 행동을 한다고 볼 수 있고 이는 교사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사들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학교 앞에서 시위를 할 수 있도록 놔둔 학교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며 “교사들의 이런 사고방식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개연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의 한 고교 교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로당 활동을 하다 잡혔지만 만주에서 함께 지냈던 수사책임자 김창용이 풀어줬다. 박정희를 그때 죽였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언니(박근혜 대통령)는 태어나지도 못하는 건데 그때 살려줬다’ 등의 내용이 담긴 강연 동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줘 논란이 일었다.

양 교수는 “교육은 진보·보수·좌파·우파를 따지지 않고 학생들이 다양한 시각을 기를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며 “학교라는 장소의 특수성과 교사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 안에서 미성숙한 학생들한테 교사의 개인적인 성향을 강제로 주입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