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은 北 미사일 요격 나서는데 朴정부는 또 말뿐인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논의를 우롱하듯 김정은이 이번엔 ‘미사일 도발’ 카드를 내밀었다. 북한이 2일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위성’을 오는 8일에서 25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또 서해와 일본 오키나와 주변 해역, 필리핀 루손섬 주변 태평양 상공을 통과할 것이라는 좌표까지 제시했다고 한다. 이는 위성을 가장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실험하겠다는 것으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체 사용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다. 또 낙하물로 인한 선박 운항 위험이 초래될 발사 시간대를 무려 18일 간으로 넓게 설정하고, 정확한 궤도나 주파수를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는 등 국제사회 룰도 무시하고 있다.

정부는 3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한 뒤 “국제사회로부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규탄과 철회 요구 등 공허한 주장에 그쳤다. 반면 일본 정부는 더 긴박하게 움직였다. 아베 신조 총리는 물론 나카타니 겐 방위상,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등이 총출동하다시피 해 북한을 압박했다. 특히, 발사 징후가 포착된 지난달 28일 자위대에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SM-3 대공 미사일이 탑재된 이지스함, 패트리엇 3 등 국방 자산을 총동원해 즉각 요격할 수 있는 태세를 이미 갖췄다.

북한은 국제 제재를 솜방망이로 여기고 있다. 지난 6일 핵실험 이후 한 달이 다 됐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대표가 평양을 방문했다. 같은 날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북한 참여 없는 해결 과정은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5자회담을 묵살하고, 6자회담 복원에 나서는 셈이다. 따라서 유엔이나 6자회담 등을 통한 제재는 이번에도 말잔치로 끝날 공산이 크다.

정부는 국제 공조에만 기대지 말고 미·일과 협력해 실효성 있는 제재와 대비에 나서야 한다. 미사일 방어체계는 물론 개성공단의 축소와 철수, 전술핵 도입이나 핵 능력 강화 등 자위적 핵무장을 비롯, 모든 조치를 검토·실행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