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환율 급등…급속 자본유출 대비해야

  • 문화일보
  • 입력 2016-02-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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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 건국대 특임교수, 한경연 초빙연구위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2014년 7월 7일 달러당 1008.9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23일 1232원을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8.0%, 지난 1월 중 -18.5%, 2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무려 -27.1%로 마이너스 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어 환율 상승은 모처럼 수출 가격 경쟁력에 청신호다. 특히, 지난해 6월 885원까지 급락해 한국 수출에 직격탄이 되었던 100엔당 원화 환율이 모처럼 1091원까지 회복돼 빈사 상태 수출에 숨통을 터주고 있다. 그럼에도 당국이 구두 개입까지 나선 것은 환율 급등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 때문이다.

경상수지가 흑자면 환율이 떨어지는 게 통상적이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106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 8.0% 감소에도 국내 투자와 소비 부진으로 수입이 16.9% 더 큰 폭으로 줄어든 데 따른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여서 기업은 매출액 감소, 수익 악화로 일부 대기업은 수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경상수지보다는 수출증가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투자자들은 기대 주가 상승률 또는 채권가격 상승률에 통화가치 기대절상률을 합한 기대투자수익률에 따라 투자와 회수를 결정한다.

한국은 수출 급락으로 기업 수익이 악화돼 주가 전망은 어둡고 경상수지 흑자에도 환율은 상승, 환차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로 자본이 경상수지 흑자 폭보다 더 크게 유출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 계정에서 경상수지보다 큰 폭인 1096억 달러가 유출됐다. 외국자금 유출도 있었지만,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 496억 달러, 해외 대출 228억 달러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19일까지 외국인 주식투자와 채권투자 순유출액이 각각 3조2000억 원, 2조9000억 원을 기록, 심상찮을 것임을 예고한다.

환율이 안정적으로 올라 수출 가격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주는 정도면 문제가 없겠으나 과도한 상승으로 환차손이 우려되면 투자자들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원화 환율은 2014년 이후 위안화 환율에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위안화 환율이 오르면 원화 환율 상승으로 전염될 우려가 있다.

중국은 가동률 하락, 금융 부실 증가로 위안화 절하가 불가피하고 이 틈을 이용, 헤지펀드들이 위안화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투자자금 이탈로 매월 외환보유액이 1000억 달러 정도 줄고 있다. 물론 한국은 중국과 다르다. 그러나 수출 부진과 경기침체로 기업 부실이 커지고 있어 주식 채권 은행 대출 시장에서 지난해 7월 이후 월평균 88억 달러 정도 유출되고 그 폭이 확대되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 자본 유출이 과도할 경우 단기 유출 자금 과세 등 거시 건전성 규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 내외국인 차별 있는 자본 통제가 아닌, 내외국인 차별 없는 거시 건전성 규제는 국제적으로 용인되고 있다.

환차손을 우려해 자본이 급격히 유출되지 않으면서 수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환율을 신축적으로 운용하되 미국 환율 제재(BHC) 법안 발효에 대비, 우리의 경상수지가 불황형 흑자라는 점을 이해시키는 국제 금융 외교가 필요하다. 오는 27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논의될 거시경제 공조 방안에서 불황형 흑자국인 한국은 경상수지보다는 수출 증가율 기준으로 환율 변동 허용 폭이 결정되도록 노력할 필요도 있다. 급격한 자본 유출에 대비, 외환보유액 추가 확충과 우호국과 통화 스와프 등 금융 협력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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