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北인권법 實效性 키울 후속 조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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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호 /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국제사회는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게 됐다. 주민 억압과 핵무기 개발의 목적은 국가적 실체의 발전에 있는 게 아니라, 전제 독재집단의 지속에 있는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초강력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고, 인권이사회는 북한의 정확한 인권 실태 파악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해결 의지를 거듭 밝혀 왔다.

유럽의회가 북한에서 발생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 규명을 촉구하고,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당국의 국외 강제노동자들의 임금 착취 등에 대해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는 사실에 비춰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북한 외무상은 인권이사회 불참과 이 이사회의 결의에 구속되지 않겠다며 외면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인권 개선 요구 및 압박을 피함으로써 저들의 전제적 억압 체제가 영향받는 것을 막으려는 데 지나지 않는다.

북한의 인권 개선 문제는 국제법상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보편적 의미에서는 북한 주민이 누려야 할 권리의 회복이라는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의 평화를 찾아가는 지름길이라는 점이다. 역사의 경험을 보면, 내부에서 주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체제는 고혈(膏血)을 뽑아 축적한 힘으로 주변국의 안정을 침탈(侵奪)하는 평화 파괴적 집단이었다.

요즈음 북한 지배층의 행태는 저들의 체제 유지를 위해 외부의 긴장을 촉발해 주민들의 긴장감을 지속시켜서 인권에 대한 인식이 싹트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정권 심장부의 고위층조차 하루아침에 형장의 이슬이 돼 사라지는 폭정 체제가 주민에 대해 어떤 짓을 저지르고 있을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이를 정상적 국가로 볼 수 없음은 유엔의 당연한 시각이고, 그래서 유엔은 2003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북한에 대해 주민의 인권을 보장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해 왔다. 이는 인권의 보장에 더해, 국제 평화를 깨트리지 않도록 요구하는 또 하나의 의미를 가진 것이다.

억압받는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은 가장 쉽고 적은 비용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 북한 주민 스스로 인권 의식에 눈을 뜰 때 억압적 체제에 대한 변화를 갈구하게 될 것임은 당연하다. 이는 한반도에 대한 주변 강대국의 정치적·군사적 우려나 개입 없이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순리적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북한 당국이기에, 저들의 인권 탄압 문제가 국제사회의 화두로 대두돼 북한 주민에게 인권 의식이 고양되는 것을 극히 꺼리는 것이다. 핵무기 개발에 대한 유엔 결의에는 발사체를 6발이나 쏘며 도발적으로 반응하지만, 인권 문제의 질타에는 아예 귀를 닫고 무대응으로 나오는 것은 그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북한 주민의 억압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실효적(實效的)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고 최고책임자의 처벌을 권고한 2014년 유엔총회 제3위원회 결의안을 실행하는 것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탈북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권 의식 확산을 위한 기반적 활동을 지원하는 일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소극적 조치만 담고 있는 북한인권법의 채택에 머물지 말고, 적극적인 조치를 찾는 노력도 다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구체화할 때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통해 통일을 이루고 국제 평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