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제2쓰레기매립장 3년 난항끝 ‘후기리’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님비 현상에 500억 인센티브 걸어
내년 7월 착공… 2019년 완공계획

혐오시설을 꺼리는 ‘님비(NIMBY)’ 현상으로 3년 동안 부지확보에 난항을 겪던 충북 청주시의 제2 쓰레기매립장 조성사업이 인센티브 제공과 설득·홍보 등으로 마을 간 유치경쟁 끝에 마침내 해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청주시에 따르면 쓰레기매립장 유치경쟁에 나선 청원구 오창읍 후기리와 흥덕구 신전동 가운데 후기리를 선정, 오는 29일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사업 예정지로 결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시는 매립장 부지가 확정되면 기본·실시 계획과 도시계획 시설 변경 등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7월쯤 착공, 2019년까지 국비와 도비·시비 등 총 670억 원을 투입해 쓰레기를 가연성·재활용품·불연성으로 자동 분류하는 선별기와 침출수를 사전 감지하는 기기를 갖춘 친환경 최첨단 시설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 매립장은 25만㎡ 규모로 2020년부터 20∼40년 동안 하루 153t의 쓰레기를 처리하게 된다.

당초 시는 지난 2001년부터 사용 중인 흥덕구 강내면 학천리 광역매립장(사진)의 매립 연한이 2019년으로 다가오자 2013년 9월부터 제2 쓰레기매립장 조성을 추진해 3차례 공모를 벌였으나 후보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과 갈등 등으로 모두 무산됐다. 번번이 주민 반대에 부딪히자 시는 응모조건을 완화하고 매립장 입지 마을에는 사용기간 동안 매년 10억 원씩의 주민지원기금 지원을 비롯해 편익시설 건립비 50억 원, 숙원사업비 5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총 300억∼500억 원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고 주민들을 상대로 설득·홍보 활동을 벌였다. 이에 무작정 반대하던 주민들이 과거와는 달리 환경시설 유치로 지역개발의 동력을 마련하려는 합리적인 선택에 나서 지난해 말 4차 공모에서 후기리와 신전동 등 2곳이 응모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쓰레기 매립장 부지를 확보함에 따라 시는 향후 20∼40년 동안 쓰레기 처리 문제를 해결하게 됨은 물론 주민들이 기피하는 각종 혐오시설 조성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쓰레기 매립장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반발이 워낙 거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나 연구용역을 통해 후보지를 결정하는 기존의 관 주도가 아닌 주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며 부지를 확보하게 돼 뿌듯하다”며 “침출수로 인한 토양·수질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완벽한 친환경 매립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청주=고광일 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