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세월호 특조위 ‘6월 시한 3대 쟁점’ 허송세월

세월호 특조위 연장·맞춤형 보육·최저임금 인상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 연장, 맞춤형 보육 시행, 최저임금제 인상 등 6월 내 논의를 끝마쳐야 하는 3대 쟁점에 대해 정치권이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여야 대립만 계속하고 있다. 20대 국회 화두로 ‘협치’를 내세웠지만 엇갈린 주장과 해석만 되풀이하면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청와대를 조사 대상에서 빼주면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한을 연장해주겠다’고 야당에 제안했다는 말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정쟁의 장으로 몰아가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정부와 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의 행적을 조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한 연장을 제안했지만 단호하게 거부했다”고 폭로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정부가 못 박은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시한(30일)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가 물밑 협상의 내용에 대해서까지 다른 얘기를 꺼내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에 대한 여야 논의는 최종적으로 결렬된 상황”이라며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을 재상정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다.

여야는 7월 1일 시행을 앞둔 맞춤형 보육제도와 관련해 ‘시행 후 보완’, ‘보완 후 시행’이라는 작은 차이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여·야·정 제2차 민생경제점검회의가 끝난 뒤 보건복지부는 “야권이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에 동의했고, 보완책에 대해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시행에 동의한 바 없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야 3당 의원 50명은 16일 맞춤형 보육 시행 연기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야당은 정부가 시행을 강행할 경우 현실적으로 이를 제지할 방법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이에 우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왜 국민과 정면 대결하는 식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계속하려는 거냐”며 재차 압박을 가했다. 이날 ‘맞춤형 보육’ 시행에 반발하는 일부 어린이집은 24일까지 이틀간 집단 휴원을 강행했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도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시한인 28일이 가까워지면서 여야 논의는 빠진 채 정치권의 발언 강도만 거세지고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연일 두 자릿수 인상률을 강조하고 있다. 더민주는 총선 과정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약했고, 국민의당은 정책위에서 향후 3년간 최저임금을 10%씩 인상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