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서둘러 박선숙·김수민 떼내기… 의총 “지도부도 책임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28일 오전 리베이트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박선숙·김수민 의원과 왕주현 사무부총장을 일괄 출당키로 결정한 직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에서 안철수(왼쪽)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무거운 표정으로 참석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국민의당, 징계 싸고 진통

黨 추가 이미지 실추 막으려
최고위, 제명키로 의견 모아

의총서 의원들 쌓인 불만 폭발
리더십 부재·안일한 대응 질타

국민의당 지도부가 28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선숙·김수민 의원에 대해 일괄 제명(출당)하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론을 내지 못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이날 오후 다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출당 조치 등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도부 안에 맞서 의원들의 신중론이 받아들여질 경우, 국민정서와 괴리된 미온적 대응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주자로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리더십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의원총회에서 두 의원에 대한 거취 문제 외에 안 대표 등 지도부 책임론까지 거론되는 등 창당 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범행 부인-축소-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등 부적절한 과정을 통해 여론의 비판과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오전 6시 긴급 최고위에서 당헌·당규를 뛰어넘어 박 의원 등을 제명키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은 당의 추가 이미지 실추나 의혹 확산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이 추구했던 ‘새 정치’ 이미지가 이 사건으로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당 지지율이 바닥으로 추락한 상황에서 계속 원칙만 고집할 경우 당이 좌초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당헌·당규에 따른 처리를 강조했던 안 대표도 자신의 최측근인 박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를 따르기로 하는 등 기존의 수세적 입장에서 전향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지도부의 의견은 관철되지 않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여론에 떠밀려 당장 결정할 일이냐’ ‘조사받고 온 사람들 이야기도 들어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등의 신중론이 있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신중론이 받아들여져 당헌·당규에 따라 기소될 경우 당원권 정지가 되면 사실상 기존 징계안과는 달라진 것이 없게 된다. 당의 한 인사는 “당 지도부가 수세적인 대처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의원들이 당 지도부의 발목을 잡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지적했다.

비례대표 의원은 현행법상 자진 탈당이 아닌 출당의 경우 의원직이 박탈되지 않기 때문에 두 의원은 출당되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인명진 전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은 YTN 라디오에 출연, “두 의원 모두 스스로 탈당해야 한다”며 자진 사퇴를 주문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