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박지원은 누구… 靑수석·장관·黨요직 두루 거친 ‘어록제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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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한 번 하기도 힘들다는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각각 세 번이나 맡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좌우명을 갖고 있다. 이 신념대로 요즘도 새벽부터 밤까지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로 국민의당을 이끌고 있다.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이 보여준 수첩에는 빈틈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하루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자수성가한 박 위원장은 뉴욕한인회장을 맡았다. 그는 “사업을 할 때도 굉장히 부지런했다”며 “뉴욕한인회장을 하면서 본인 사업이 안 망한 건 나밖에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인회장 업무가 오전 10시부터 저녁까지 진행돼 사업을 돌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당시 새벽에 나와 팩스 확인, 서류 검토, 업무 지시 등 10시까지 내 사업을 했고, 이후 한인회장 업무를 했다”며 “지금도 국회의원 하면서 9년 동안 외국 한번 안 나가고 한 해에 50번 이상 ‘금귀월래(金歸月來)’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귀월래는 박 위원장이 만든 사자성어로 금요일 귀향해 지역구(전남 목포) 업무를 보고 월요일 새벽 서울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박 위원장은 미국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정치에 발을 들여놨다. 1992년 14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해 4년 동안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이후 DJ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DJ의 복심’으로 활동했다. 참여정부에서 대북송금 특검이 실시되면서 옥고를 치렀고 정치 인생도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2007년 말 복권 이후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며 극적으로 재기했다. 이후 민주당에 복당, 정책위 의장에 이어 원내대표까지 진출해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에서 ‘정치인 박지원’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2012년 19대 국회 민주통합당에서 두 번째 원내대표를 맡았다.

지난해 2월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권 대결을 벌여 근소한 차이로 패했고, 지난 1월 당내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에 문제를 제기하며 더민주를 탈당했다.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대해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아 의원직 상실의 벼랑 끝 위기에서 생환했고 국민의당에서 정치 인생 전성기를 펼치고 있다.

‘정치 9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박 위원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모든 게 반반이라서 반 총장”이라고 말하는 등 숱한 어록을 남겼다. 최근 안철수·천정배 상임공동대표의 사퇴 직후에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꿀벌은 슬퍼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1942년 전남 진도 출생 △단국대 경영학과 △미주지역한인회 총연합회장 △14·18·19·20대 국회의원 △청와대 공보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김대중평화센터 비서실장 △민주당 정책위의장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국민의당 원내대표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