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예쁜꼬마선충.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세포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는 모계 유전된다. 수컷이 가진 미토콘드리아는 후대로 전달되지 않고 암컷의 미토콘드리아만 전달된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인 과학자가 이끄는 연구팀이 미토콘드리아가 모계 유전되는 원인을 밝혀냈다.
강병호 중국 홍콩중문대 교수팀은 수컷의 생식세포인 정자의 미토콘드리아가 난자 안에서 자신을 스스로 파괴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6월23일자에 발표했다.
강 교수는 10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세한 연구 내용을 밝혔다. 강 교수팀은 ‘예쁜꼬마선충’이라는 작은 생물을 이용해 연구했다. 그는 “수컷 정자에서 온 미토콘드리아가 암컷의 난자로 들어오면 마치 ‘자살’을 하는 것처럼 자신을 스스로 파괴해 자신의 제거를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미토콘드리아가 최후를 맞기 위해 꺼내는 무기는 ‘CPS-6’라는 단백질이다. 강 교수는 “정자 속 미토콘드리아의 표면에 있는 CPS-6가 수정 뒤에는 미토콘드리아 내부로 들어간다”며 “이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잘라 정자 미토콘드리아의 분해를 촉진하는 것을 찾았다”고 밝혔다.
수컷의 미토콘드리아가 자신을 파괴하는 이유에 대해 강 교수는 “수컷의 미토콘드리아가 제거되지 않고 계속 남아있으면 배아 발생을 저해한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또 이 미토콘드리아는 난자에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필요 없는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일은 정자뿐 아니라 다른 세포 안에서도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만일 이런 불필요한 미토콘드리아들이 남아있으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강 교수는 “파킨슨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과 몇몇 심장질환들은 불필요한 미토콘드리아들이 계속 남아있어 생긴다”며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미토콘드리아의 자가 파괴 과정이 이들 질병 치료에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강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미생물학과에서 부교수로 근무하다가 지난해부터 홍콩중문대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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