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이우환 선생, 진품 주장 앞서 과학감정 결과부터 해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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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장

“감정 결과를 놓고 볼 때 위작임이 틀림없습니다. 진품이라면 이에 대해 이우환 선생님이 설득력 있는 해명을 해주셔야 합니다.”

최명윤(사진) 국제미술과학연구소 소장은 이우환 화백의 ‘점·선 시리즈’ 작품 가운데 위작 의혹이 제기돼 경찰에 압수된 13점 중 12점을 감정했다. 압수된 작품들은 최 소장의 연구소에서 먼저 감정을 받은 후 민간 감정기관의 감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져 위작이라고 결론지어졌다. 최 소장은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한 몇 가지 증거를 보여주었다.

최 소장은 “작품의 캔버스 목재 내부를 살펴본 결과 수십 년 전에 제작된 캔버스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색소를 먹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림으로 가려졌던 목재 내부에 물감이 흘러들어가 얼룩덜룩한 흔적이 보이는 것이 일부러 오래된 목재 특유의 붉은빛이 나게 물감을 칠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물감의 입자 구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 소장에 따르면 입자 성분들을 분석한 결과 진품에서는 유리가루가 발견 안 됐는데, 압수된 작품 몇 점에서는 유리가루가 발견됐다. “이번에 잡힌 위조범들이 실제로 자백을 했습니다. 위작을 그릴 때 유리가루를 섞어서 썼다고요.”

최 소장이 보여준 증거에는 자외선으로 촬영한 작품 표면 이미지도 있었다. 진품과 달리 압수된 그림에서는 진품과 같은 모양이 나게 만들려고 가는 붓으로 덧칠한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최 소장은 홍익대 미대에서 응용미술을 공부하고 한양대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다. 프랑스 8대학 조형미술대학원에서 수학할 당시 개인 연구소에서 복원기술을 배웠다.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재보존관리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지금은 은퇴해 국제미술과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최 소장은 그동안 법미술학 전문인력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작품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과 함께 확실히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 저는 그것을 오래전부터 미술과학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 같은 미술과학을 바탕으로 법정에서도 인정하는 ‘법미술학’ 분야의 전문가를 우리 사회에서도 육성해야 합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