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공간>김혜자·박원숙·박상원·최진실·송승헌 출연… 시청률 6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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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는…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사진)는 지난 1997년 방송 당시 중견 배우와 신예 스타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시작했다.

박상원이 말썽만 피우는 3명의 남녀동생들과 홀아버지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집안을 떠맡고 사는 회사원 박동규로 나왔으며 한창 인기를 모으던 고 최진실이 동규의 상대 윤수경 역을 맡았다. 수경은 시집가서 잘살고 싶을 뿐만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성공도 하고자 하는 욕심 많은 커리어우먼이다. 둘째 동생 영규 역은 차인표가 맡아 잘생긴 얼굴 하나만 믿고 부잣집 딸을 만나 단박에 부자가 되고자 하는 고졸 출신의 문제아를 재미있게 그려냈다. 또 MBC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을 통해 인기를 얻은 신인 송승헌이 배다른 가족이라는 콤플렉스 때문에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셋째 동생 민규를 연기했으며 서유정이 철없고 허영심 많은 내레이터 모델 지망생인 막내 여동생 상옥 역으로 나왔다. 라디오 DJ로 활약하던 이본도 영규와 엮이는 부잣집 딸 시연으로 등장해 당찬 연기를 선보였다.

중견 배우들의 면모도 화려했다. 최불암이 나이에 걸맞지 않게 철없는 짓을 저지르며 거짓말도 잘하는 동규의 홀아버지 박재천 역으로 출연해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또 ‘전원일기’에서 최불암과 오랜 시간 부부 호흡을 맞췄던 김혜자가 자식들에게 헌신적인 수경의 친정어머니 김은숙으로 얼굴을 비쳤다. 부부가 사돈 관계로 바뀐 것. 또 박원숙이 세상에 믿을 것이라고는 돈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김은숙의 친척 동생 홍 여사 역을 맡았다. 홍 여사는 재천과 사랑에 빠지며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밖에 이경진이 민규의 생모 계순으로, 양택조가 재천의 친구로, 심양홍이 수경 아버지로, 김지영이 영규에게 버림받은 미숙으로 나왔다.

이 드라마는 방송 당시 6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또 최진실은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