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3당 “누리예산·청문회 안 넣으면 추경도 없다” 배수진

심사 착수… 조기집행 난항
靑·새누리 “신속 처리해야”

野 “누리예산 방안 내놓고
청문회 확정돼야 심사 시작”
추경 효과에도 의문 제기

야 3당이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과 조선·해운업 청문회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와 연계하면서 추경 조기 집행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추경 조기 집행이 필요하다며 당초 합의대로 8월 12일 처리를 바라고 있지만, 야당은 8월 내 처리해도 추경 집행일이 9월 1일이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한 시정연설에서 “이번 추경이 경제 회복과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목적인 만큼 국회가 신속하게 통과시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회는 8월 11일까지 2주간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심사를 이어간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혁신비대위회의에서 “오로지 경제 위기 극복에만 집중된 민생 추경”이라며 “경제 리스크에 대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이번 추경안만큼은 정쟁을 지양하고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 3당은 일제히 ‘현미경 심사’를 예고하면서 신속한 추경 처리를 위해서는 누리과정 예산 해결과 조선·해운업 청문회 개최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26일 국회에 제출한 11조 원 규모의 추경안에는 조선업 등 구조조정 지원(1조9000억 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지방재정 보강(3조7000억 원) 등이 포함됐다. 김태년 더민주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는 이날 추경 심사 방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해결 방안을 가져와야 하고,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해운업에 혈세가 수조 원씩 투입되는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청문회 개최 여부가 확정돼야 심사에 정상적으로 착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TBS라디오에 출연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정부의 감독 문제, 서별관회의 내용의 문제는 청문회로 따져야 한다”며 “이번 추경에 포함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내년도 예산을 당겨쓴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또한 누리과정 예산의 근본적 해법과 조선·해운업 청문회를 추경 심사와 연계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추경예산안을 엄밀히 분석하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도 “내년 예산 정산분을 제외하면 정부가 직접 만들어 하는 사업이 4조7000억 원 규모인데, 그 사업이 무엇인지 못 찾아오고 있다”며 “너무 준비가 안 됐거나 무능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유민환·김다영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