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發 물류대란>몸 사리는 관료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 문화일보
  • 입력 2016-09-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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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별관회의 청문회 앞둔 시점
사태해결 총대메는 사람 없어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이후 ‘물류 대란’이 현실화하는데도 정부 관련 부처들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누구도 지지 않으려는 ‘몸 사리기’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오는 8~9일 열릴 예정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정무위원회의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를 앞두고 있어 “총대를 멜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퍼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31일 한진해운 관련 자료를 내고 “한진해운 법정관리는 구조조정 원칙을 지킨 사례”라며 수차례 강조했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소유주가 있는 회사의 유동성은 자체 해결한다는 구조조정의 원칙을 지킨 사례로 ‘혈세 지킨 현대상선, 원칙 지킨 한진해운’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문제는 구조조정의 원칙만 강조됐을 뿐 법정관리 신청 이후의 대책은 안이하고 미흡했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금융시장과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애써 파장을 축소하려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심지어 “이젠 금융위 손을 떠났다. 뒤처리는 해양수산부가 할 일이다”라고 했다. 사태 해결에 총력을 지원해도 모자라는 시간에 한진해운 탓만 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한진그룹이 져야 하는데, 자구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고, (법정관리) 결정이 내려진 뒤 자사의 배가 어디에 있는지 등에 대해 협조도 안 해주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전문성 없는 무능한 정책당국이 위기 발생 시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행태를 보이면서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 책임을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비상경제최고위원회의에서 “세계 기업들의 물자 수송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납품 기한 준수가 생명인 수출입 업체도 비상이 걸렸지만 컨트롤 타워도, 대통령도, 경제부총리도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윤호중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이번 사태는 무책임한 경영진과 무능력한 국책은행, 무대책인 정부가 만들어낸 ‘3무(無) 합작품’”이라고 비판했다.

김충남·김다영 기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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