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새누리당은 北 덕에 존속”… 의혹 해명 없이 비판만

“경제·민생 살리기 집중할것”
與 “국민·역사앞에 고백을”
野 “색깔론 공세 용납못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 파문과 관련, “새누리당은 북한 덕분에 존속하는 정당”이라며 “허구한 날 종북 타령과 색깔론을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고 있으니 우리 경제와 민생이 이렇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북한 측과 협의하자는 결정을 내렸다는 핵심 의혹에 대한 해명 없이 정부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민생현장 방문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와 우리 당은 새누리당이 그러거나 말거나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전념하고, 우병우·최순실 국정 농단과 비리의 전모를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송 전 장관의 회고록 진실 공방을 넘어 문 전 더민주 대표의 안보·대북관을 놓고 정면 충돌하면서 정국이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17일 오전 국정조사, 국회 청문회, 특검, 검찰수사 등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파상 공세에 나섰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김정일의 결재를 받아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을 결정했다는 송민순 회고록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한민국의 주권 포기이자 심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며 “국정조사, 국회 청문회, 특검, 검찰수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그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중진의원 간담회를 소집, 회고록 파문에 대한 중진들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회고록 파문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18일 의원총회도 연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종북몰이, 색깔론 공세라며 현 정부와 새누리당을 공격하고 나서는 한편 문 전 대표 보호에 나섰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우리나라 대통령과 집권당, 검찰권력은 한참 낡은, 정말 환멸스러운 종북몰이 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회고록’에 대한 여권의 총공세에 대해 “새누리당 대표는 ‘북한과 내통’이라는, 정말 입에 담기 어려운 무참한 발언으로 정치 금도를 넘어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고 색깔론 공세에 앞장선다”며 문 전 대표에 대한 방어에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송민순 회고록’ 파동과 관련, “정부·여당과 청와대가 시도때도없이 색깔론으로 계속 매도하려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선종·김다영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