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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6년 10월 21일(金)
규모 5.0이상 조기경보, 2018년까지 10초로 단축
전국 지진관측소 현재 206곳서 314곳으로 확충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머리 감싸 보호하고 신속 이동
▲  책상 밑으로 대피하기
▲  경북 경주의 지진 피해 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진 피해를 입은 경주 황남동의 한 식당이 9월 21일 기와 교체작업(위 사진)에 들어가 지난 12일 새 기와를 얹고 예전의 모습(아래)을 되찾았다. 연합뉴스
경주지진 40일… 대응체계 어떻게 변하고 있나

지난 19일 오후 2시 서울 시내에는 온통 사이렌이 울렸다. 지진 경보였다. 방송에선 지진 대피 요령을 설명하고, 거리에서는 민방위 대원들이 지나가는 시민을 통제했다. 도로를 달리는 차들도 5분간 멈춰서야 했다. 그러나 민방위 대원의 통제를 따르는 행인은 적었다.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는 이도 적지 않았다. 이번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훈련이다. 지난 9월 12일 전 국민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경주 지진 발생 한 달여가 지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각계각층의 지진 대비 현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시행됐다. 20분간 짧은 훈련 시간에 우리의 안전의식은 또 한번 민낯을 드러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준비도 부족했고, 국민 안전의식은 여전히 바닥이었다. “벌써 9·12 지진의 기억이 퇴색했나”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 최대규모 지진훈련 평가는

국민안전처는 이번 훈련이 정부와 각 지자체가 현재 준비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실제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을 벌여 미흡한 부분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해 장기적 과제로 이를 고쳐보자는 것이다. 훈련 결과는 역시 생각했던 대로라는 게 안전처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전반적으로 준비 상황이 부족했고, 일반 시민들의 지진에 대한 안전의식도 여전히 낮았다. 안전처 평가에 따르면 국민 안전의식은 불과 한 달여 전인 9월 12일 경주에서 서울의 아파트까지 흔들리는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와도 완전히 달랐다. 지자체들의 준비 역시 크게 부족했다. 이런 분석을 통해 안전처는 이번 19일 훈련이 예상했던 소기 목적은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2 대피훈련은 어떻게 진행

19일 오후 2시에서 20분간 유치원과 각급 학교를 포함해 전국 600만여 명 학생들이 전원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지진 대피 훈련이었다. 정부(입법·사법부 포함), 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은 의무적으로 참여했고 시·군·구별로 1곳 이상에서 시범훈련을 벌였다. 서울에서는 재개발 지역의 낡은 건물을 무너뜨려 현장감을 더했다. 훈련은 오후 2시 정각에 라디오 방송을 통해 훈련 절차를 안내하고 2시 1분에 지진경보(사이렌)가 울렸다. 5분간 차량 통제도 이뤄졌다. 라디오 방송과 현장 민방위 대원들은 시민들에게 대피를 안내했다. 지하도나 상가 건물에 있는 시민들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인 도로나 공터로 인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민방위 대원의 안내를 따르지 않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안전처는 지진 대피 요령을 숙지한 시민도 적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3 가장 안전한 지진 피난처는

이 부분은 많은 시민이 헷갈린다. 일단 지진이 났을 때 최상의 피난처는 주위 건물이 없는 공터다. 그러나 여진이 일어나면서 건물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공터를 찾아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위험하다. 그래서 지진 초기 여진이 있는 3분간은 책상 등 튼튼한 받침대 아래 몸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는 것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속담처럼 머리를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건물 내부에 있는 경우 붕괴 가능성이 가장 적은 곳은 좁은 공간에다 사방에 벽이 있는 화장실이다. 그리고 짧은 순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흔히 지진으로 인한 진동은 잠시의 휴지기가 있는 만큼 이 틈을 노려 불을 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런 후 첫 지진의 진동이 멈추면 바로 넓은 공터로 대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4 향후 지진방재 대응책은

안전처는 9·12 경주 지진사태 이후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만에 하나라도 있을 사태에 대비하는 종합계획 수립을 진행하고 있다. 종합계획은 단기적 개선점과 장기적 개선점으로 나뉜다. 지난 19일 있었던 전국 지진 대피 훈련은 이런 계획 수립을 위해 시행됐다. 이번 훈련으로 시민들의 지속적인 경각심 고취가 중요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안전처는 이후 이른 시일 내에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이 지진 대피 요령을 숙지하고 일정 수준의 경각심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지난 경주 지진 이후 안전처는 더욱 근본적인 차원의 지진 방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차관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지진 방재 대책 종합 개선 기획단’을 가동 중이다. 21일 경주 현장에서 3번째 전체 회의도 개최했다. 기획단에서는 전국적인 내진 설계 문제 등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다. 연말쯤이면 성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게 안전처의 전망이다.

5 경보시스템 개선 어떻게

기상청은 지난 9월 지진 조기 경보 시간을 현재 50초 이내에서 7∼25초로 단축하기로 하는 지진 경보 시스템 개선 방안을 내놨다. 규모 5.0 이상의 내륙지진 조기 경보 시간은 내년에 15초 내외로, 2018년에는 10초가량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2019년에는 조기 경보 대상을 규모 3.5∼5.0의 지진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진관측소를 현재 206곳에서 2018년까지 314곳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오는 11월부터는 안전처와는 별도로 긴급 재난문자서비스를 국민에게 직접 발송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는 규모 5.0 이상 지진의 경우 기상청이 지진 발생 50초 이내에 안전처 등 해당 기관과 지역에 조기 경보를 발령하는 체계다. 기상청이 안전처에 지진 발생 사실을 통보하면 안전처가 다시 국민에게 지진 발생 문자를 발송하는 구조여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허점이 있었다. 기상청은 별도로 긴급재난문자 발송체계를 구축해 국민에게 지진 발생 2분 이내에 문자를 발송하기로 했다.

6 경주 피해복구 상황은

9월 12일 강진 이후 여진이 지속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상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경주시 정신건강증진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986명이 심리상담을 했으며 이들 가운데 30여 명은 증상이 심해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 당시 지진 여파로 경주는 모두 5178건, 92억8400만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문화재 59건 등 공공시설 182건과 주택을 비롯한 사유시설 4996건이다. 경주시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급 중이다. 주택 전파는 900만 원, 반파는 450만 원이며 약간의 파손은 100만 원이다. 경주시는 이 같은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민 목소리를 반영해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경주시는 한옥 등 사유 시설은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복구를 끝낼 계획이지만 공공시설은 내년 6월이 돼야 원상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40% 정도의 복구율을 보이고 있다. 한옥 복구를 위해 와공을 비롯해 군 장병, 심리상담사 등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지진에 이어 태풍 ‘차바’ 의 영향으로 설상가상 피해를 입어 복구기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7 지자체 요구하는 원전 대책은

경북과 부산에는 월성·고리·한울 등 3곳의 원자력본부 산하에 18기의 원전이 있다. 국내 원전의 절반이 훨씬 넘는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월성 원전 1호기가 수동정지하기도 했다. 경북도는 원전 안전에 대한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원전 신뢰성 확보를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원전 스트레스 테스트를 앞당겨줄 것을 요구했다. 또 현재 2곳의 월성 원전 지진관측망을 확충할 것도 촉구했다. 아울러 경북도는 자체적으로 경주에 있는 지진 대피소를 확충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원전의 설계기준 초과 지진(규모 7 이상)에 대한 안전 대책을 중앙 부처와 한국수력원자력에 건의했다. 또 고리 원전 주변 활성단층 존재 여부 등에 대한 전면 재조사와 내진 보강책은 물론, 최근 허가된 신고리 5·6호기 건설 승인과 관련해 활성단층 존재 등 제기된 문제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명확한 대책과 조치를 요구했다.

8 경주 관광산업 활성화 대책은

경주는 가을철 관광특수기에 지진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의 경우 9월 한 달간 107만 명이 찾았지만 올해는 57만 명으로 47%나 감소했다. 특히 경주는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어 초·중·고교 현장학습 장소로 유명하다. 그러나 지진 여파로 전면 취소되면서 유스호스텔, 콘도, 유원지 시설 등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경주시는 지난 19일까지 발생한 관광 피해액을 189억 원으로 추정했다. 경북도와 경주시, 지역 관광업계는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전국 곳곳의 교통요충지에 ‘경주로 오이소’ 현수막을 내걸고 경주 방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관광진흥기금에서 유스호스텔, 농어촌 민박도 지원할 수 있도록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건의했다. 이와 함께 특급호텔·콘도 등의 경우 주중 50%, 주말 30% 할인과 사적지 무료 입장 등 대규모 할인행사도 진행 중이다.

9 국내지진·활성단층 연구 현황

국내에는 지진과 활성단층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없다. 1997년 6월 지진위험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차세대 내진 설계 기법을 연구하기 위해 산·학·연이 공동으로 참여한 서울대 지진공학연구센터가 문을 열었지만, 현재 소장을 중심으로 수 명의 인원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행정기관인 기상청에 현재 25명의 지진관리관이 지진의 관측·통보 업무를 맡고 있지만, 박사급 인력은 9명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 지질자원연구원에도 1999년 6월 지진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지진연구센터가 문을 열었지만 연구인력은 원주 관측소 파견 인력과 기술직 등을 포함해 37명에 불과하다. 국내 지진 연구 데이터가 거의 없고 주로 역사적으로 발생한 지진을 평가한 자료들이 대부분이다. 외국 자료를 가져와 연구하다 보니 한반도 실정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10 한반도 대지진 발생 가능성은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한반도의 지질학적 구조상 규모 6.5 이상 대형 지진은 일어나기 어렵다는 견해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역사적 근거를 들어 대지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지진연구센터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땅에 응력이 축적됐다가 팽창하면서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경주 지역은 그동안 계속 여진이 이어졌고, 어느 정도 응력이 해소돼 안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상태에서는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나 큰 변형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다른 지역에서 추가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추가령 단층, 옥천 단층 등도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다. 반면에 일부 전문가는 지질학적 데이터로 보면 한반도에 약 400년마다 규모 7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했다면서 한반도에서도 규모 6.5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박선호·김창희·박천학·김영주 기자 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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