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최순실, 대여금고 입출금 전표 추궁하자 움찔”

檢, 부당거래 핵심증거로 판단
공소장 적시할 혐의 추가 검토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18일 박근혜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의 자금 흐름에 대한 수사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이미 압수한 최 씨의 금융거래 내역과 대여금고 내 입출금 전표 등을 토대로 최 씨 개인의 ‘부당 거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최 씨 기소시효 만료(20일 자정)를 앞두고 ‘1차 공소장’에 들어갈 자금 유용 혐의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기소에 대비하기 위한 작업이다.

특히 검찰은 최 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사업 수주 방법으로 국내외 자금을 유출하고 불법적 방법으로 정부와 기업의 사업을 수주하거나 이권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20일 제출되는 최 씨의 공소장에 구속영장 청구 시 적시한 직권남용과 사기미수 혐의 외에 ‘자금 거래’에 관련된 직접적인 혐의를 추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공소장 마감 기일까지 수사가 완료되지 않더라도, 검찰은 ‘공소장 변경’ 및 ‘추가 기소’를 전제로 최 씨에 대한 금융 거래 수사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 따르면 최 씨는 검찰이 압수한 대여금고 내 보석과 현금 등에 대해서는 ‘그런 게 있는 게 뭐가 문제냐’는 식의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입출금 전표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출금 전표는 최 씨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상한 자금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물적 증거다. 입출금 전표와 관련해 최 씨가 어떤 방어 논리를 펼지 몰라 검찰도 조심스럽게 수사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최 씨가 다른 것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나오거나 ‘나는 죄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입출금 전표와 관련해서는 ‘움찔’하는 반응을 보이며 계속 회피하고 있다”면서 “대여금고에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진 입출금 전표가 최 씨의 부당 거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요 증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씨의 측근이 “대여금고가 한두 개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만큼, 추가 압수 수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까지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에 있던 최 씨의 ‘차명’ 대여금고가 검찰에 압수됐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