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약국 단속정보’ 유출한 부산 공무원·약사회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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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단체대화방 통해 퍼뜨려
단속 무력화하고 증거 인멸도
경찰, 16명 입건뒤 검찰 송치

부산시 약사회 고위간부들이 불법약국 단속정보를 조직적으로 일선 약사에게 전파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단속정보를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회원들에게 알려줘 단속을 무력화시키고, 휴대전화도 버려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무자격자 조제 등 불법약국 단속정보를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 등)로 부산 모 보건소 의약담당 직원 A(40·6급) 씨를 입건했다.

경찰은 또 A 씨로부터 받은 정보를 약사들에게 알려줘 단속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부산시 약사회 고위임원 B(52) 씨와 각 지역 대표 임원 등 15명도 함께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 30일 부산시와 일선 기초자치단체, 보건소 등의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합동 단속계획을 나흘 전인 같은 달 26일 평소 친분이 있던 B 씨에게 미리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A 씨에게서 받은 ‘부산전역에 합동점검’ 내용을 구·군별 지역 임원 14명에게 카톡으로 공유한 혐의다.

A 씨는 단속정보가 사전 유출된 것을 알아챈 부산시가 일정을 앞당기자 이마저도 B 씨에게 다시 유출했다. 두 차례 모두 임원들은 자신들 지역의 반장 약사 등과 이 정보를 공유, 수백 명의 일선 약사들에게 전파해 단속에 대비토록 했다. 더욱이 이들은 추적을 피하려 정보공유 단체카톡방을 없애거나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카톡방을 폭파하세요”라고 공지해 증거를 없애기도 했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