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롯데까지 압박하는 中의 사드 반대에 휘둘리지 말아야

사드 배치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에다 야당의 사드 반대 움직임에 더해 최근엔 롯데그룹 측이 사드 부지로 예정된 경북 성주 골프장과 군(軍) 소유 경기 남양주 땅 교환에 주춤하는 모습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롯데는 지난해 11월 부지 맞교환에 합의했으며, 지난주 가격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 결과도 나왔다. 그런데 롯데가 이사회를 열어 승인하는 최종 절차를 미루고 있다고 한다. 롯데 측으로서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상 중국의 압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야권과 시민단체의 눈치도 봐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안보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필요한 보완책을 협의하면서 적극 협력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압박은 노골적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현지 롯데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안전 점검을 했다. 그리고 12월에는 천하이 중국 외교부 아주부 부국장이 방한, 롯데를 포함한 재계 인사들에게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협력에 차질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 부국장의 방한은 일정을 연기해 달라는 한국 외교부의 요청을 거부한 ‘외교적 결례’였으며, 일부 재계 인사들에게 “소국이 대국에 대항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 중국은 이런 ‘스리 쿠션’식 압박이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중국이 통상과 외교 전략을 계속 뒤섞는다면 다른 모든 국가에 통상하기 어려운 파트너가 될 것이며 최악의 손실은 바로 중국 경제가 받을 수 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드 배치는 안보와 군사 주권 문제인 만큼 예정대로 추진돼야 한다. 만약 중국의 직·간접적 압박이 계속된다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2012년 9월 중·일 간의 센카쿠 열도 분쟁 이후 일본이 민·관 협력으로 취한 대응 조치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