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호 방문지 ‘CIA’·1호 공격 ‘언론’

- 트럼프 취임 후 행보

‘러 美대선 개입’ 사건 의식
CIA에 화해 손길 내민 듯

“지구상 가장 부정직한 이들”
언론에 대한 비판 더 거세져

취임 사흘째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첫 공식 행보들이 주목받고 있다. 취임식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의회 주요 인사들과 오찬행사를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관련 행사가 모두 끝난 뒤엔 미 중앙정보국(CIA)부터 가장 먼저 방문했다. CIA에서는 언론에 대한 원색적 비판을 내놓아, 첫 번째 공격 타깃은 언론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이튿날인 21일 CIA를 정부 부처 중 가장 먼저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랭리의 CIA 본부에서 직원들에게 “나는 여러분을 매우 지지하고 1000% 여러분과 함께한다”며 “CIA가 미국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조직 중 하나”라고 치켜세웠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의회의사당에서 오찬행사를 한 뒤 ‘리버티 볼’ 등 축하 무도회 3곳에 참석, 21일 국가기도회 참석까지 취임식 관련 행사를 모두 마무리한 뒤 나온 첫 공식 행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의외의 행보였다는 평가다. CIA가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결론을 내린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 이에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약점인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사건을 의식해 CIA에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CIA 방문을 기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CIA 직원들에게 “(언론인은) 지구 상에서 가장 부정직한 인간들”이라고 공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등을 통해 언론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내놓았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취임식 인파 규모 사진을 언론이 고의로 축소 편집해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