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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패러다임 변화
“미래세대 20∼30개 직업 전전
2년마다 직장 바꿔야 할 수도”
4차산업혁명 ‘기그 경제’ 현실화
SW엔지니어·데이터과학자 등
2030년엔 80만 일자리 생겨나
노동유연화·산업구조 개편 등
새 산업 생태계 철저 대비해야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이 같은 산업을 기반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기술 변화는 저출산이나 고령화, 저성장 등 한국 경제가 맞고 있는 위기 상황과 맞물려 이미 노동시장에 고용 구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인공지능(AI) 등으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비관론과 기술 진보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란 긍정론이 공존하지만, 어떤 산업이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고, 그래야만 일자리가 생긴다는 점은 명백하다. 달라질 산업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와 준비가 필수적이란 점도 이견이 없다.
7일 정부나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수 충북대 물리학과 교수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교양과학교육’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미래 세대는 20~30개의 직업을 전전해야 한다”면서 “2년마다 직장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그 경제’(Gig Economy·산업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관련 있는 사람과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가 현실화한다는 것이다. 이 탓에 하이브리드 경력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풀타임으로 일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실제 프랑스 전체 노동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250만 명 이상이 본업 외 경제활동을 했고, 이들 가운데 58만8000명은 자영업자였다. 과외 활동을 한 자영업자가 본업만 한 자영업자보다 월평균 2070유로(약 253만8000원)를 더 번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직장은 없고 정규직·비정규직 구분도 무의미해지는 만큼, 사회 전체가 머리를 모아 노동 패러다임 전체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닥쳐오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일자리 창출 대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4차 산업혁명 시기 핵심 기술 산업이라 할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분야 경고등이 이미 켜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ICT 분야 수출은 2016년 1625억 달러로 전년 대비 6% 줄었다. 2015년(1728억7000만 달러)에도 2014년보다 1.9% 줄어 2년 연속 하락한 것이다.
ICT 무역 수지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흑자 규모는 10.8%나 감소했다. 이는 전체 산업 무역 흑자 감소 폭(0.48%)보다 훨씬 크다.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새로운 ICT 콘텐츠 발굴은 더딘 데다 중국의 추격이 현실화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증가할 것인지, 감소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김세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14년도 하반기 직종별 고용인원을 기준으로 전체 일자리 57%가 향후 기술 진보에 의해 고용 대체될 수 있는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즈번 교수가 미국 시장을 분석했을 때의 47%보다 높은 것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이 기술 진보로 인한 일자리 영향에 더 취약하다는 의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016년 12월 내놓은 지능정보사회 종합대책에도 2030년 기준 총 노동시간 가운데 최대 49.7%는 자동화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부는 하지만 2030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등 지능정보기술 분야에서 60만~80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미래부의 또 다른 보고서 ‘10년 후 대한민국, 미래 일자리의 길을 찾다’에서는 동물 간호사, 음악치료사, 노년 플래너, 홀로그램 전시기획가 등 다양한 직업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인공장기 제조 전문가, 아바타 개발자, 우주여행 가이드, 스마트 교통시스템 설계 엔지니어, 공유자산 가치 전문가, 첨단과학기술 윤리학자도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용현 지능정보사회추진단 기획총괄팀장은 “노동 제도 유연화, 산업구조 개편, 교육 시스템 구축 등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노동 관련 이슈에 철저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는 큰 불행을 겪게 될 것”이라며 “경쟁적 생태계 조성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 사라질 일자리와 재교육 문제 등에 대해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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