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작년 당기순익 27.6% 상승…‘利子장사’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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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중심 10% 증가
연체율 떨어지며 저금리 효과봐
실적개선세 이어갈 것으로 전망

3대(신한·하나·KB) 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27.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11% 가까이 급증하고 저금리로 연체율이 떨어지면서 ‘이자 장사’를 톡톡히 한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대출 관리로 가계대출 증가 폭은 감소하고 있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상승과 점포·인력 감축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은행들은 올해도 높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0일 3대 금융지주 및 우리은행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해본 결과, 2016년 이들이 올린 당기순이익은 총 7조5249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평균 27.6%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은 5년 만에 순익이 2조 원을 돌파했으며, 신한금융지주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2조7748억 원)을 올렸다. 우리은행은 1조2613억 원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하나금융지주는 1조34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47.9%로 가장 높다.

이들의 ‘실적 대박’은 가계대출이 견인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지난해 한 해에만 68조9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10.8%에 달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양적 관리를 위해 지난해 초 은행들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대출 목표치가 37조3000억 원이었지만, 이미 7월에 이를 초과했을 정도다. 그 덕에 은행들은 저금리 악재에도 불구하고 ‘박리다매 형’ 영업을 통해 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오히려 연체율 하락이라는 저금리 효과를 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예년보다 낮은 0.3%대를 유지하다 12월 말 0.26%까지 떨어졌다.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세는 은행들의 올해 실적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점포 다이어트’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 역대 최대 규모인 2795명을 희망퇴직시키기로 했으며, KEB하나은행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한 직후인 2015년 말 기준 직원이 1만5283명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만4927명까지 줄어들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자산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순이자마진이 반등하고, 대손 비용이 안정되면서 실적은 큰 폭의 개선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인원 효율화를 통해 판관비 부담이 낮아진 은행들의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