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모바일 경선’ 신경戰 가열

손학규 “黨心 왜곡시켜” 반대
안철수 측 “대안 없이 반대만”

국민의당 경선을 앞두고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측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 당론 변경에 이어 경선 모바일 투표 실시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사안 모두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모바일 투표 도입을 두고 손 전 대표 측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안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손 전 대표는 20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201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내가) 당원·대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이기고도 모바일 선거에서 졌다”며 모바일 투표 불가론을 명확히 했다. 지난 17일 국민의당 입당식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지 못하겠다고 할 정도로 모바일 투표는 공정성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말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쐐기를 박은 것이다. 손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모바일이든 자동응답시스템(ARS)이든 표본추출부터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며 “2012년 민주당 경선 사례에서는 (표본추출) 자료를 폐기할 경우 사후 검증도 불가능하다는 게 드러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 측과 일부 당 관계자는 손 전 대표 측이 자신의 과거 경험만으로 대안 없는 반대만 고집하고 있다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 관계자는 “역선택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모바일 투표가 안 전 대표에게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며 “조직 동원, 돈 선거로 흐를 수 있는 현장투표 중심 경선의 부작용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입장에선 흥행 실패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100만 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모두 현장투표 선거인단으로 모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드 당론 재검토 역시 여전히 두 주자 사이에서 갈등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 한·미 양국이 협약을 맺은 사드 배치를 뒤집기 어렵다는 안 전 대표 측과 달리 손 전 대표 측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기존 당론을 바꿀 만큼 주변 변화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주말부터 관련 사안에 대해 당내 의원들 의견을 구하고 있지만 엇갈리는 찬반양론 속에서 당론을 바꿀 만큼 압도적인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근평·김동하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