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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01일(水)
(1074) 52장 새질서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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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라고 합니다.”

맑은 목소리로 말한 여자가 두 손을 앞에 모으고 공손한 모습으로 인사를 했다. 머리는 뒤로 묶어 올렸고 귀 위쪽으로 금장식을 했다. 진홍색 가운은 몸에 딱 붙어서 어깨와 젖가슴, 허리의 선이 붓으로 그려 내린 것처럼 부드럽다. 계란형 얼굴, 초승달 같은 눈썹, 눈동자는 선명했고 붉은 입술은 미소를 머금었다. 양귀비가 환생했어도 이보다 고울 것인가? 초선의 애처로운 모습이 이보다 더할 것인가? 김광도는 감동으로 벅차오르는 가슴을 심호흡으로 진정시키면서 여자를 본다. 한족 여자다. 중국에서 온 여자인 것이다. 비스듬한 옆쪽 자리의 고영일은 러시아계 여자를 이미 옆에 앉혀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같이 술자리를 많이 한 터라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김광도가 눈으로 옆쪽 자리를 가리켰다.

“앉아.”

“감사합니다, 회장님.”

여자의 한국어는 유창했다. 유라시아 그룹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은 한국어 습득이 필수적이다. 입사 후에 일정 기간 안에 기준에 닿지 않으면 임용이 취소된다. 김광도가 물끄러미 수니를 보았다. 이름도 한국 여자 이름인 ‘순이’에서 따왔을 것이다.

“어디서 왔지?”

“예, 베이징에서 모델을 하다가 온 지 석 달 되었습니다, 회장님.”

수니가 또렷한 발음으로 말했다. 차분한 표정이었지만 긴장한 것 같지는 않다. 머리를 끄덕인 김광도가 다시 물었다.

“동북3성이 한랜드에 개방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제 주변에서는 곧 한랜드가 동북3성에 흡수된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나도 들었다. 여기서도 그런 소문이 났으니까.”

김광도가 손을 뻗어 수니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말랑한 감촉과 함께 향내가 났다.

“그래, 네 생각은 어떠냐?”

“제 생각은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습니다.”

수니가 똑바로 김광도를 보았다. 검은 눈동자에 김광도의 얼굴이 박혀 있다.

“제 친구들도, 주변 사람 대부분도 같은 생각입니다.”

“동북3성이 한랜드에 흡수되어도?”

“네, 한랜드가 동북3성에 흡수되어도 말입니다.”

“전(前)에 동북3성이 조선족,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영토였다는 것을 알아?”

“모릅니다.”

“고구려란 나라가 동북3성을 지배했었다는 것도 모르겠구나.”

“모릅니다.”

그때 김광도의 말을 듣고 있었는지 고영일이 말했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회장님.”

머리를 끄덕인 김광도가 다시 수니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내가 만일 너 하고 결혼해서 지린(吉林)성의 성장이 된다고 치자, 수니.”

“예, 회장님.”

수니가 똑바로 김광도를 보았다. 숨을 들이켜 김광도가 말을 이었다.

“그러고 나서 내가 공산당 대회를 거쳐 중국 국가주석이 될 수 있을까?”

수니가 눈만 크게 떴으므로 김광도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옛날에는 몽골족이, 여진족이 중국 천하를 통일했지 않아? 그러니 이번에는 조선족이 통일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때 대답을 고영일이 했다.

“이 기세로 가면 가능하지요,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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