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비절벽 현실화…지금이라도 實效的 대책 강구해야

소비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2.2%나 곤두박질치며 3개월 연속 후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이다. 통상 설날이 있는 달에는 특수 효과로 소매 판매가 급증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외려 급감했다. 전 국민이 ‘초절약 모드’에 돌입했다는 표현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결정적 원인은 가계소득 정체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 불투명한 경기 전망, ‘김영란법’ 등의 악재까지 겹쳐 소비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소비는 국내총생산(GDP) 구성 요소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국가 경제의 중요 지표다. 소비절벽 해소 없이는 정부가 ‘희망적’으로 내건 올해 성장률 2.6% 달성도 어림없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고 금리도 올라가면 실질소득은 더 줄어들 게 자명하다. 청년층 사이에 ‘인간 사료’(양이 많고 값이 싼 먹을거리) ‘냉장고 파먹기’(냉장고 안 식재료를 다 먹을 때까지 장 안 보기) 등과 같은 신조어가 유행하는 건 불길한 조짐이다.

소비 문제는 일자리·소득 대책 등과 연계해 풀어가야 하는 ‘복합 방정식’이다. 근원적이고 정교한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는 ‘금요일 조기 퇴근’과 같은 책상머리 처방이나 내놓고 있으니 갑갑할 뿐이다.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면 어떤 대책도 별무소용이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실효적(實效的)인 소비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해외에 나가서만 돈을 펑펑 쓰는 고소득층의 국내 소비를 유도하는 특단책 마련도 시급하다. 소비 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을 위한 근본적인 일자리·소득 보전 정책도 함께 펴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조기 대선 정국을 빌미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반(反)시장 공약을 쏟아내는 정치권도 각성해야 한다. 이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강 건너 불이 아닌 우리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는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