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공백 메꿔라”… 지자체들, 日·러 관광개발 총력

부산 등 모항 크루즈 운항 추진
강원, 유럽 등 해외마케팅 확대
경남·전남도 동남아 교류 나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를 둘러싼 중국 정부의 보복조치로 지방마다 크루즈 관광객 등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자 지방자치단체마다 일본, 동남아, 러시아 등 대체시장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17일 전국 관광업계와 지자체에 따르면 중국과 부산·제주를 오가던 크루즈선들이 오는 6월 말까지 예정됐던 182회 운항(관광객 36만 명)을 대부분 취소했다. 크루즈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은 77%에 달해 여행·쇼핑·관광버스업계 등에 전방위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한국관광공사 등은 중국 기항이 아니라 부산을 출발·도착항으로 하는 모항(母港) 및 준모항 크루즈를 개발 중이다. 시 등은 글로벌 선사인 ‘코스타크루즈’를 통해 지난해 시범 운행한 부산∼일본 후쿠오카(福岡)∼마이즈루(舞鶴)∼가나자와(金澤) 등 일본 서부 4∼5개 항과 제주, 강원 속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로를 끼워 4월부터 연말까지 32회 운항키로 했다. 모항 크루즈는 지난해 16회에서 올해 45회로 3배가량 확대된다. 송양호 부산시 해양수산국장은 “모항 육성을 위해 ‘부산크루즈지원센터’를 설립해 국적 크루즈 선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도 올해 중국과 속초를 오가는 크루즈를 17회 운항할 계획이었으나 취소 사태로 일본·러시아 중심의 새 노선을 편성해 5월 1일부터 12회 운항키로 했다. 도는 국제카페리 항로 여객유치 확대를 추진하고 유럽과 동남아 등 해외마케팅도 확대한다. 제주는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전체의 85%(지난해 300만 명)에 달해 큰 타격을 받게 되자 시장 다변화와 국내시장 확충 투트랙 정책으로 타개에 나서면서 일본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경남과 전남도 역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베트남과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도와 기초단체는 지난 14∼17일 베트남 하노이·하룡시 관광청 등을 방문해 현지 관광협회 및 여행사와 함께 관광객 모집과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비슷한 시기 하노이·호찌민에서 관광설명회를 연 전남도는 16∼2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관광박람회에 광주시·전북도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해 달라고 건의하기로 했다.

세계문화유산인 경기 수원 화성에도 중국인들이 하루에 수백명씩 찾았으나 현재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파주 제3땅굴과 도라산전망대 관람객도 평소의 절반으로 급감했다. 부산=김기현·제주=박팔령

속초=고광일 기자 kik@munhwa.com ant735@,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