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내분에 …‘트럼프케어’ 하원표결 연기

당내 강경보수파 등 반대입장
트럼프측은 정면돌파 나설 듯

23일 예정됐던 미국 하원의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대체안인 ‘트럼프케어’ 표결이 공화당 내부 분열로 하루 연기됐다. 하지만 ‘트럼프케어’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30~40명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표결이 하루 연기돼도 과반인 216명의 찬성을 얻어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AP통신은 이날 백악관과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케어’ 표결을 당초 이날에서 24일 오전으로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당내 강경 보수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을 면담했지만,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권력서열 1위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도 이날 밤까지 ‘프리덤 코커스’ 설득에 나섰지만, ‘프리덤 코커스’는 “오바마케어는 대체하는 게 아니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케어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프리덤 코커스’뿐 아니라 중도 성향의 ‘화요 모임’에도 적지 않다. ‘화요 모임’ 의원들은 오바마케어 대체로 무보험자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면서 명확한 찬성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프리덤 코커스’ 의장인 마크 메도스(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현시점에서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돌려야 하는 의원은 30~4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AP통신이 집계한 공화당 반대 31표보다 더 많은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의원 37명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추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발표, 트럼프케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193명)은 전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공화당(237석)이 과반을 얻기 위해서는 내부 이탈표가 20표를 넘으면 안 된다.

하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서 추진하는 첫 핵심 정책인 트럼프케어 표결 무산은 향후 국정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 정면돌파에 나설 계획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CNN방송도 이날 백악관이 “더 이상 협상은 없고, 이제 표결할 시간이다”면서 ‘프리덤 코커스’에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