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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29일(水)
SNS 시대의 검증과 사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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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반인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끄럽습니다. 케이블채널 Mnet ‘고등래퍼’ 출연자들이 연이어 ‘일진설(說)’에 휩싸였는데요. 각종 SNS를 통해 그들에게 ‘당했다’는 이들의 폭로가 이어지자 사과하기도 했죠. 몇몇 네티즌의 주장이 일부 사실임을 시인한 것입니다.

네티즌은 제작진의 책임을 강조합니다. 일반인을 TV에 출연시킬 때 미리 인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죠. 제작진은 항변합니다.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에 이르는 지원자의 신상정보를 일일이 체크할 수 없다고요. 하지만 본선 무대에 올라 TV 노출이 잦아지는 이들은 100명 내외니 발품을 팔아서라도 그들의 주위를 살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릅니다.

다람쥐 쳇바퀴 굴리는 듯한 논쟁이 거듭되는 속에서, 한 매체 관계자는 민감한 화두 하나를 던져주었습니다. “검증과 사찰은 한 끗 차이”라는 거죠. 정보통신망법 제23조는 사상, 신념, 학력, 기타 사회활동 경력 등 개인의 권리·이익이나 사생활을 뚜렷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를 수집하여서는 안 되고, 이용자의 동의를 받는 경우에도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수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전 검증을 위해 출연자 몰래 SNS 등을 통해 과거의 행적을 뒤지는 것이 ‘사찰’로서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SNS에 널려 있는 이야기들은 그리 믿음 직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정보(情報)’로서의 가치가 부족하다는 거죠.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고, 이성보다 감정, 팩트보다는 주장이 앞서는 ‘가짜 뉴스’의 온상지이기 때문에 SNS에서 보고, 읽은 내용으로 누군가를 판단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요? 불행히도 아직 그 답은 세상 누구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SNS가 낳은 ‘가짜 뉴스’에 미국 대선이 좌지우지될 정도니까요. 하지만 작금의 논쟁 자체를 정화의 과정이라 볼 수는 없을까요? 적어도 연예인을 꿈꾼다면, 대중에게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직업을 갖길 원한다면 학창시절부터 행실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학습됐죠. 이를 지켜보는 대중도 SNS 세상에서는 과거를 묻은 채 ‘눈 가리고 아웅’할 수 없다는 것을 간접 경험하는 기회였습니다.

따지고 보면, SNS는 강력한 공격력을 가졌지만 방어력은 취약한 것 같습니다. 논란의 불씨는 순식간에 번지지만, 어떤 해명도 한 줌의 물밖에 되지 못하죠. 언제든 내가 여론의 광장에 묶인 채 돌팔매질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SNS를 함부로 공격이나 검증의 도구로 사용해선 안 될 겁니다.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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