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개 걷힌 大選구도, 民心 변화 조짐 주목된다

대통령 탄핵과 조기(早期) 선거, 집권당 분열로 오리무중이던 대선 정국의 안개가 거의 걷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세월호 인양으로 대형 변수가 정리됐고, 원내 5당의 후보 역시 사실상 결정됐기 때문이다. 바른정당과 정의당은 이미 유승민·심상정 후보를 각각 선출했고, 31일 오후에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선두를 달려온 자유한국당, 오는 3일에는 문재인 독주 체제의 더불어민주당, 4일에는 안철수 우세가 확인된 국민의당의 후보가 확정된다.

이제 대선이 39일 앞이다. 5자 경쟁 구도 속에서 본선의 막이 오르는 시기에 민심(民心)에도 주목할 만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다자 대결 구도에서 압도적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양자 대결로 압축되면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양자 구도에서도 상당한 격차로 우위를 점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선 구도의 중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31일 보도된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안철수 양자 대결의 경우에는 41.7% 대 39.3%의 초박빙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민주당 후보로 안희정 충남지사가 나서면 안철수 전 대표를 44.8% 대 34.8%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런 변화는, 상당수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반기문→황교안→안희정으로 떠돌다 안 지사의 경선 탈락이 유력해지자 안 전 대표로 옮겨간 데 따른 것으로,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이에 따라 후보 단일화 노력이 본격적·공개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도 곧 ‘통합정부 연대’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대선에 남은 가장 큰 변수는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모두 참여하는 보수·중도 연대 실현 여부다. 많은 장애물이 있어 협상이 쉽진 않겠지만, 여론 추이를 보면 민심에 의해 단일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