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fty+ >“‘인생 2막’ 5060, 귀농·귀촌 하려면 ‘잘난 척’ 버리세요”

실패 줄이는 귀농 10계명

“공기 좋은 시골에서 농사나 짓고 살까….”

삭막한 도심에서 스트레스에 짓눌려 사는 도시민들이 귀농·귀촌을 꿈꾸면서 흔히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 없는 귀농·귀촌은 실패만 낳을 뿐이다. 어렵게 결행한 귀농·귀촌이 실패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귀농귀촌종합센터에서는 △가족 동의를 얻어라 △차근차근 준비하라 △발품을 팔아라 △귀농 선배(멘토)를 찾아라 △지목(地目)·지형을 꼼꼼히 따져보라 △작게 시작하라 △재능기부를 하라 △잘난 척하지 마라 △마을 행사에 참여하라 △판로를 확보하라 등 ‘실패를 줄이는 귀농 10계명’을 제안했다.

센터에 따르면 부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귀농·귀촌을 강행한 부부는 별거하듯 따로 생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족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 귀농에 뜻을 모았다면 적어도 4∼5년 전부터 하나하나 점검해 봐야 한다. 특히 가려는 지역에 내려가 직접 체험을 통해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친다면 실패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발품을 팔아 농업을 기반으로 한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 등 귀농·귀촌 관련 기관을 방문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귀농·귀촌 교육을 이수하는 것도 좋다. 먼저 귀농한 멘토를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온몸으로 체득한 살아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과 농지는 주택 규모와 형태, 농지 매입 여부 등을 결정하고서 최소 3∼4군데를 골라 비교해보고 선택하도록 한다. 과잉투자는 금물이다. 최소 2년 정도의 생활비는 손에 들고 있기를 권한다.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재능기부하는 것은 지역민들과 자연스레 화합하며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마을 행사에 적극 참여해 지역민들과 친밀도를 높이는 것도 성공적인 농촌생활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잘난 척은 금물이다. 대도시에서 잘나갔던 사람이어서 농촌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우월의식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다면 농촌 생활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농산물에 대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판로는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한다.

초대 귀농귀촌종합센터장을 역임한 김덕만(58) 강원도귀농귀촌협의회장은 “실제 농촌에 가서 돈 벌기가 녹록지 않다. 농촌생활에 대한 막연한 ‘로망’에서 깨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정 능력이나 직업 경험, 농사와의 친밀도 등을 고려해 자기 스타일에 맞는 귀농·귀촌이 이뤄져야 실패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