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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07일(金)
프레임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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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선 논설위원

검찰에서 3번째 조사를 받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사건의 본질을 뒤집는 프레임을 잘 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레임, 곧 사고의 틀이나 관점을 규정하는 것을 나쁘게 볼 수만은 없다.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 때 그 현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부각하는 것은 독자와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한다. 그렇지만 중요도가 훨씬 떨어지거나 말초적인 사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현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하고 잘못된 판단을 유도한다.

2014년 11월 불거진 최순실의 전남편 정윤회 씨 사건의 핵심은 정 씨와 ‘문고리 3인방’ 등 비선의 국정농단이었다. 그런데 청와대는 정 씨 사건을 ‘문건 유출’로 규정했고, 검찰은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고 폭로한 박관천 전 경정을 구속했다. 문건 유출이라는 꼬리로 몸통인 국정농단 의혹을 날린 것이다. 우병우는 이때 민정비서관에서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7월 이석수 청와대 특별감찰관은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강제 출연 의혹과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의 비리를 내사하고 있었다. 한데 지난해 8월 16일 모 방송사가 저녁 뉴스에서 이 감찰관이 언론사 기자에게 감찰 상황을 누설해온 정황을 담은 SNS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곧바로 ‘감찰 내용을 유출한 국기 문란’이라고 규정해 강제 모금·우병우 의혹 프레임을 뒤집었다. 언론이 프레임 왜곡에 동원된 셈이다. 민정수석실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뒤에도 ‘재단 출연 모금 과정이 아니라 재단 자금 유용 등 불법성이 없다는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수사 대응 문건을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에게 전달했다.

가짜뉴스뿐 아니라 프레임 전쟁도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을 ‘적폐 세력 연대’로,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진영을 ‘상속자·패권세력’으로 규정했다. 물론 ‘덧씌우기’라는 비판이 있다. 최근 미디어 교육에서 강조하기 시작한 분야가 뉴스 리터러시(news literacy), 곧 뉴스 바로 이해하기다. 뉴스 소비자들은 권력자와 언론이 보내는 정보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도를 가지고 구성됐는지 해석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깨어 있어야 잘못된 정보와 뉴스에서 자신을 지키고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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