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추문 궁지’ 폭스뉴스, 여성 CFO 첫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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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전문가 리스터만 발탁

미국 보수성향 뉴스채널 폭스뉴스가 10일 에이미 리스터만(사진)을 새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재무·회계담당 부회장으로 임명했다. 폭스뉴스 20년 역사상 여성 CFO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스터만은 ‘스크립스 네트워크 인터액티브’에서 CFO 및 광고총괄 대표를 맡았고, 컴캐스트의 NBC 유니버설 등에서도 광고·홍보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그는 오는 5월 1일부터 폭스뉴스와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모든 재무 관련 업무를 책임지게 된다.

폭스뉴스가 여성 CFO를 영입한 것은 지난해 말 폭스뉴스 회장 겸 CEO인 로저 에일스가 직장 내 상습 성희롱 혐의로 고발당하며 사퇴한 데 이어 간판 앵커인 빌 오라일리(67)마저 성희롱 스캔들이 공개돼 회사 이미지가 추락하고 주요 수입원인 광고까지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리스터만을 새 CFO로 임명함으로써 잇따른 성희롱 사건으로 실추된 회사의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폭스뉴스의 간판 프로그램 ‘더 오라일리 팩터’를 진행하는 오라일리는 폭스뉴스에서 가장 인기가 높지만,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그의 과거 성희롱 사건을 보도한 이후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NYT 보도에 따르면 오라일리는 지난 15년간 5차례나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됐으며 폭스뉴스와 오라일리가 합의를 위해 지불한 금액만도 총 1300만 달러(약 148억6000만 원)에 달한다. 성희롱 논란이 커지면서 더 오라일리 팩터의 최대 광고주인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60여 개 기업이 광고를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긴 상태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