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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종대의 동네 집 이야기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19일(水)
카페·공방·오픈 키친… 靑春, 재래시장 꽃 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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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 골목 입구 낡은 벽돌건물 2층에 있는 상생장은 백화점의 푸드코트 같은 공간이다. 식자재를 경동시장 내에서 조달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어 시장과 상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전주 청년몰·연남동 동진시장·경동시장 상생장

오래되고 낡은 마을을 활기차고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지면서 마을시장들이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생필품을 살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하므로 쇠락한 도시 활성화의 중점과제로 시장의 활성화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한 것이다.

도시재생에 시장의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전주 남부시장의 청년몰이다. 전주의 청년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문전성시)의 하나로 2012년 5월에 전주 남부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문을 열었다.

12명의 젊은이가 ‘적당히 벌고 아주 함께 잘살자’라는 공동체적 슬로건 아래 장사가 안 돼 방치되었던 시장의 2층에 모여 낡은 벽체에 벽화를 그려 넣고 카페에서 공방, 음식점, 식충식물을 판매하는 가게까지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골고루 준비했다. 또한 주말에는 작지만 다양한 공연을 열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볼거리를 제공했다.

청년몰이 단순히 상품만을 구매하는 곳이 아니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단숨에 전주의 핫한 공간으로 등극했다. 마침 2012년의 총선과 대선에 출마한 정치인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전주 남부시장의 청년몰은 전국적으로 그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만들어진 지 5년이 지난 지금, 점포 수와 함께 방문객 수가 크게 늘어 전주를 방문할 때 꼭 들러야 하는 지역의 명소로 성장했다.

▲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인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전주 청년몰이 정부지원사업으로 시작되었다면 서울 연남동에 위치한 동진시장은 민간이 전개한 시장 활성화 사업이다. 동진시장은 현대식 마켓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고 늘어난 빈 점포들은 그대로 방치되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2014년 초, 민간인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시장으로 들어와 오픈 키친, 먹을거리, 목공, 직물의 네 가지 품목을 중심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소통하는 공동체 시장을 목표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동진시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부서진 가구를 수리해주고 농부의 농산물을 직거래하고 셰프를 초대해 요리교실을 여는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면서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재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동진시장으로 변할 수 있었다.

동진시장으로 몰린 사람들의 관심은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시장 주변으로 확산되었는데 시장을 둘러싼 골목마다 작지만 개성 있는 가게들이 생겨나 동진시장과 함께 특색 있는 마을로 변화하고 있다. 동진시장은 주말에만 행사를 하는 독특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지만 지속적이고 다양한 문화행사로 지역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전주 청년몰과 연남동 동진시장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전통시장을 무대로 한 상업공간들도 출현하게 되는데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 내에 자리 잡은 상생장이 그런 곳이다. 이름은 상생장이지만 시장이 아닌 음식점이다. 경동시장의 골목에 작은 입구를 가진 낡은 벽돌건물 2층에 ‘숍앤숍’ 형태로 다양한 음식점이 입주해 있다.

음식점 입구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주문하면 공동주방에서 조리한 음식을 가져다준다. 백화점의 푸드코트와 유사한 형태로 한 장소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상생장은 입주한 점포가 공간을 공유하면서 상생한다는 뜻도 있지만 식자재를 경동시장 내에서 조달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어 시장과의 상생의 의미도 담고 있다. 상생장은 시장의 낡은 창고건물을 앤틱한 가구와 화려한 벽화로 장식하고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준비해 학생들과 가족 단위의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활의 편의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동네시장의 활성화는 지역 활성화와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많은 예산을 들여 시장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잘되는 시장의 공통점은 그 시장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화는 진행형이다. 시장에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러한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 상점가의 흥망성쇠를 봐도 알 수 있다. 시장이건 지역이건 소비만 강조되는 곳은 오래가지 못한다.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건축가·디자인연구소 이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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