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선 운영 NGO 일부, 난민 밀수업자와 공모”

伊검찰 “직접 접촉 증거 확보
자금 지원 받았는지 조사중”
NGO들“근거 없는 소리”반발

이탈리아 검찰이 난민 구조에 앞장선 비정부기구(NGO) 중 일부가 난민 밀수업자들과 공모해 아프리카 난민들을 유럽으로 이동시킨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NGO들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3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카타니아 검찰청의 카르멜로 주카로 검사장은 현지 언론 라 스템파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아와 이탈리아 사이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선을 운영하는 일부 NGO와 리비아 난민 밀수업자들 사이에 직접적인 접촉이 있다는 증거를 찾았다”며 “일부 신생 NGO 업체들이 밀수업자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는지 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NGO는 리비아 밀수업자들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밀수업자들에게 길을 안내해 주기도 한다”며 “몇몇 구조선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응답기를 꺼둔 정황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주카로 검사장은 이번 조사가 국경 없는 의사회 등과 같은 대형 NGO와는 무관하며 소규모 NGO 등에 국한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탈리아 검찰의 이 같은 발표에 NGO들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난민구조 관련 NGO는 “검찰의 주장은 NGO들이 난민 구조 활동에서 손을 떼도록 하려는 정치적 공격”이라며 “우리는 지중해에서 죽어가는 난민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NGO인 라이프보트 역시 “결단코 리비아 난민 밀수업자나 밀수조직과 따로 연락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으며 몰타 소속의 해상난민구조센터(MOAS)는 “우리가 구조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난민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NGO와 불법 난민 밀수업자들의 공모 의혹은 지난 2월 유럽국경 통제 기관인 프론텍스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프론텍스는 당시 일부 NGO가 리비아 인근 해상에서까지 활동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난민을 유럽으로 실어나르는 ‘택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