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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8일(金)
외교·안보 고립주의 → 개입주의 ‘U턴’… 원칙보다 實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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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는 모습(왼쪽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 장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 북한 도발에 대비해 한반도에 진입한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자료사진
취임 100일 맞는 트럼프

꺼지지 않은 뇌관 ‘러 게이트’
연루 확인땐 탄핵 가능성


미국 역사상 최초의 ‘아웃사이더’ 출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는 1월 20일 취임식 참석자 숫자 부풀리기부터 대규모 반대 시위, 중동지역 이민자 입국 금지 사태, ‘러시아 게이트’까지 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대안적 사실’이라든지 ‘가짜뉴스’ 등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효력 중지 명령과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법안) 대체 실패 이후 백악관 내부 권력 지형에 변화가 생기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100일은 전반과 후반이 확연히 갈렸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안보정책에서 고립주의에서 개입주의로 유턴했고, 경제정책에서도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다소 누그러뜨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핵심 기조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국내 경제·복지정책에서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을 위해 ‘러스트벨트(낙후된 공업지대)’의 핵심 지지층을 공략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1 출범 100일 성적은?

CNN 방송이 26일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44%였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NBC 방송 여론조사에서도 40%로, 취임 100일 전후 역대 대통령 지지율에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최저였다.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 등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말을 바꿨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배포한 ‘트럼프 대통령이 100일간 이룩한 역사적 업적’ 자료에서 “행정명령 30건에 서명했는데, 이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래 가장 많은 것”이라고 다른 평가를 내렸다.

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24일까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5% 가까이 오르면서 “경제 분야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화당 출신 대통령 중에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2번째로 좋은 기록”이라고 CNBC뉴스는 보도했다.

2 ‘트럼프 독트린’ 어떤 것 ?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0일간 선보인 외교·안보정책은 ‘무원칙’이 원칙이다. 원칙보다 실리를 중시하고, 필요하다면 말을 쉽게 바꾼다. 일각에서 ‘트럼프 독트린’ 특징을 거래적(transactional)이라고 규정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7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무역 문제 ‘빅딜’을 시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 “국제평화를 위한 방어벽”이라고 말을 바꿨고, 지난 6일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에 대한 공습 개시와 최근 아프가니스탄에 GBU-42B 폭탄을 투하한 것도 ‘고립주의’에서 탈피해 ‘개입주의’로 선회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3 아시아·대북 정책 방향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에 급파하고, 2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를 시험 발사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무력시위’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최고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로 알려진 대북정책 기조도 공식화했다. 또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과 달리 아시아 중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은 물론 수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특히 한때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문을 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뒤 “시 주석을 좋아하게 됐다”면서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공약도 폐기하는 등 대중 정책에서 180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 경제정책도 입장 바꿨나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정책 변화와 함께 일부 경제·무역정책에서도 말을 바꿨다. 일단 중국을 환율조작국에 지정하지 않으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45% 관세 부과 공약도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국경조정세도 이날 발표된 세제개편안에서 일단 빠졌다. 저금리 기조 유지와 수출입은행 존치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바꾼 사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친기업과 ‘일자리 창출’ 관련 공약은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선거 캠페인에서 약속했던 대로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고,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남기는 한국 등 16개국과의 무역관계를 조사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5 ‘美 우선주의’ 무역정책

트럼프 대통령이 1차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재앙’으로 규정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에도 NAFTA 재협상 개시를 선언하면서 “재협상을 통해서도 미국을 위한 공정한 협정을 마련할 수 없다면 NAFTA를 폐기할 것”이라면서 으름장을 놓았다.

또 캐나다산 목재·낙농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국 제조업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는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자(Buy American, Hire American)’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지난주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개선(reform)하겠다”고 밝힌 만큼, 재검토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나토 회원국에 공개적으로 요구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한국에 조만간 들이밀 것으로 예상된다.

6 ‘反오바마’ 정책 성과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업적을 되돌리는 ‘ABO(Anything But Obama)’ 정책 성과는 반반이다. 취임 초기 반이민 행정명령 발령을 2차례나 시도했지만 법원의 효력중지 결정으로 물거품이 됐다. 최우선순위 의제로 꼽았던 오바마케어 대체는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인 ‘프리덤 코커스’ 반대로 1차 좌절된 상태며, 멕시코와의 국경에 건설하는 반이민 장벽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가 타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고, ‘청정에너지 계획’ 등 친환경정책도 속속 뒤집고 있다. 2015년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기 위한 절차도 개시한 상태다.

7 백악관 권력구도 변화

지난 100일간 가장 큰 변화는 백악관 내부에서 일어났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 위원으로까지 선임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던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가 반이민 행정명령 실패 등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잃었다. 강경 우파로 분류됐던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도 힘이 빠졌고, 마이클 플린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 게이트’로 아예 사퇴했다. 이 권력 공백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과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온건파가 메우면서 초기 흔들렸던 국정이 정상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8 쿠슈너·이방카 부부 영향력

쿠슈너 선임고문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역할도 상당하다. 이방카는 백악관 웨스트윙에 사무실을 마련하는가 하면, ‘족벌체제’ 논란 속에 최근 보좌관 직함까지 얻었다. 지난 25일에는 독일에서 열린 여성의 지위 향상에 관한 패널 토론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어깨를 견주면서 외교 무대에도 데뷔했다.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인 에릭도 물밑에서 아버지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적·사적 이해 간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군과 골드만삭스 출신 인사들이 대거 중용된 반면, 주요 고위직 후속 인사는 지체되고 있는 것을 놓고도 말이 많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현재 상원 인준을 통과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직 인사는 26명뿐이며, 상원 인준이 필요한 고위직 530석 중에서 후보자가 지명된 자리는 37석뿐이다.

9 ‘러 게이트’ 뇌관 될까 ?

초기 트럼프 행정부를 뒤흔들었던 ‘러시아 게이트’는 언제든지 되살아날 수 있는 최대 악재다. 지난해 대선 기간에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측과 ‘내통’했다는 이 의혹은 현재 연방수사국(FBI) 수사가 진행 중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도덕성에 결정타를 입힐 수 있다. 특히 러시아가 지난해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 데다, 지난 1월에는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섹스 비디오를 확보했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다.

최근에는 러시아 측과의 접촉 사실이 없다고 거짓 보고해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안보보좌관이 러시아와의 사업관계를 정부에 축소 신고하는 위법행위를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0 탄핵 가능성은 없나 ?

만일 ‘러시아 게이트’에 정권 핵심 인사들이 연루된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반역(treason)’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인지했는지가 탄핵 여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공화당과의 관계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다. 공화당 주류는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경시했고, 상당수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뒤에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일하게 트럼프 당선을 예측한 앨런 릭트먼(71) 아메리칸대 역사학과 교수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탄핵 가능성을 안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반트럼프 목소리가 커지면 일부 공화당 의원이 2018년 중간선거에서 살아남기 위해 탄핵 카드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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