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문제 관여말라”… 트럼프 정부, 카터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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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北정책 브리핑 앞서 요청

‘유화파’ 카터 독자행동으로
北압박 흐름 저해될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6일 대북정책 발표에 앞서 지미 카터(사진) 전 대통령에게 “대북 압박을 저해하는 북한과의 어떤 화해(rapprochement) 노력도 하지 말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까지 검토했던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때 평양을 전격 방문,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과의 협상을 통해 북·미 제네바 합의를 중재했던 인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익명의 정보원 말을 인용, “카터 전 대통령이 지난 22일 조지아주 자택을 방문한 국무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이런 요청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카터 전 대통령에게 북·미 간 관계개선에 섣불리 나서지 말라고 경고한 인사는 브라이언 훅으로, 훅은 국무부 권력서열 3위인 정무차관에 내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은 카터 전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매파’ 대북정책에 우려를 표하며 백악관에 브리핑을 먼저 요청하면서 이뤄졌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카터 전 대통령에게 경고를 날린 것은 26일 상원의원 100명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대북정책 설명회를 앞두고 대표적 유화파인 카터 전 대통령을 사전에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고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로 명명된 대북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압박·제재가 필수적인데, 섣부른 북한과의 대화 시도는 이런 흐름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FT는 “트럼프 행정부가 1994년 빌 클린턴 행정부의 북핵 위기 당시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담판을 한 카터 전 대통령이 또다시 독자적 행동을 통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간 직접 대화를 주장하는 일부와는 명확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선을 그은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