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기울어진 대선 판세와 自由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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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헌법학

오늘 오전 6시부터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이번 5·9 대선 투표 결과는 국가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대체로 보수 우파가 자유, 법과 질서,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기득권 존중의 경향을 띠는 데 비해, 좌파는 평등, 인권, 규제, 정부의 적극 개입(큰 정부)을 두둔한다. 하지만 우리의 좌파와 우파의 정치 논의를 보면 좌파는 진취적 혁신의 인상을 주는 진보를 표방하며 보수우파를 ‘꼴통 보수’로 폄훼하면서도 교조적이고 자기 기득권 보호에 집착하며, 대화와 평화가 전쟁에 우선한다면서 친북적이며 북한 인권과 안보는 뒷전이다.

대통령 탄핵 결정에 따른 이번 대선 국면의 기폭제가 된 촛불 집회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단연 진보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선 대선 후보는 ‘촛불 민심’을 독점적으로 대변하는 진보 주자다. 오랫동안 전개된 대규모 촛불 집회로 치자면 2008년의 광우병 촛불 시위도, 이번 태극기 집회도 있다. 하지만 하필 최순실 사태를 촉매로 한 광화문 촛불 집회만이 주권적 국민의 목소리요, ‘광장’ 민주주의이고 직접민주주의인지 이론적으로 규명돼야 한다. 바로 그 때문에 대의민주주의의 표현인 국회의원의 존재 이유와 국고 보조금까지 수령하고 있는 정당 제도의 존재 이유도 규명돼야 한다. 나아가 광장도 그곳에서의 다중의 환호와 아우성도 과거의 나치, 소비에트나 현재의 북한, 중국 같은 전체주의 독재 체제에서도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설명돼야 한다.

주권이란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결정하는 비상권력이다. 평시에는 보통 국민의 주권 행사라는 이름으로 헌법에 따라 선거권·청원권·재판청구권·여론 형성을 위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행사한다. 그러나 주권은 혁명 또는 비상 상황에서 제헌의 이름으로 국민주권의 민주(자유민주주의)공화국이냐 국민이 신민(백성)이 되는 군주국 또는 인민공화국이냐를 결정한다든지 영토를 떼어준다는 운명적 결정을 하는 권력이다.

동북아 4대 초강국에 둘러싸이고 핵무기와 각종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을 머리에 이고 있는 일촉즉발의 초비상 위기 상황을 극복하며 대한민국의 자유 체제를 능히 지켜나갈 수 있는 그러한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 운명의 순간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위기 상황에 대해 진단과 처방을 매우 달리하는 후보 가운데서 우리의 운명을 맡길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전 외교통상 장관의 회고록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국가 중요 대북 정책을 북한의 의사를 물어 결정하고 주적(主敵)을 주적이라고 말 못하며, 사드 반대와 재논의, 당선되면 먼저 북한을 방문하겠다든지, 과거 엄청난 달러를 송금해 아사자가 나오던 당시 북의 핵 개발 자금이 되게 한 좌파 정부의 핵심 직위에 있던 진보적 안보관을 가진 후보가 지지도에서 앞서 가고 있는 것이다.

오는 9일은 단순히 5년 임기의 대통령을 뽑는 날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자유와 시장경제 체제가 지속 번영해 나갈 수 있느냐 하는 운명을 주권적으로 결정하는 날이다. 그래서 최대 안보 위기 속의 무장된 평화냐 아직도 대화와 평화냐,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좌파 국회의원들의 현대판 조공 사절 유사 행태, 복지 포퓰리즘, 북한에 돈줄이 되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고용 세습도 서슴지 않는 귀족 노조를 포함한 강성 노동 개혁 문제, 기업 규제, 집단 왕따, 역사 교과서, 좌경 교육을 시키는 일부 교사 단체 등의 향배도 결국은 모두 그날 결정되게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