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 없지만 오른팔로 사람들에 용기를 줄 수 있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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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네소타 주립대 ‘외팔 투수’ 파커 핸슨 ‘신선한 감동’

왼손 없이 태어났지만 마운드를 굳게 지키고 있는 ‘외팔 투수’가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의 파커 핸슨(21·사진)이다.

핸슨은 12일 오전(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쪽 팔을 자유롭게 쓸 수 있기에 당연히 ‘나도 야구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나로 인해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SNS로도 많은 분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핸슨의 왼쪽 팔은 정상인과는 다르다. 팔꿈치까지만 있다. 하지만 핸슨은 두 살 때부터 시작했던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고 오른팔에 의지, 야구 선수가 됐다. 핸슨의 부모, 형제들은 그와 함께 야구공을 던지면서 핸슨이 야구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했다.

핸슨은 미네소타주 클레이카운티 홀리에서 보낸 고교 시절부터 언론의 조명을 받았지만, 실력보단 외팔 투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야구 불모지인 2년제 다코타 카운티 기술대학에 진학해 선수 생활을 이어간 핸슨은 하위 리그에서 ‘그저 그런’ 선수였다. 하지만 핸슨의 빠른 공을 눈여겨본 스티브 거스트 미네소타 주립대 감독이 스카우트를 제안했고 핸슨은 곧바로 짐을 싸 전학했다. 거스트 감독은 “특이한 신체 조건은 나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며 “핸슨은 성장 가능성이 충분했기 때문에 스카우트했다”고 설명했다. 또 거스트 감독은 “핸슨이 우리팀 선수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용기를 줄 것이란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핸슨은 145㎞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미네소타 주립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물론 한계도 있다. 글러브를 왼 팔꿈치에 낀 채 투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 상대 타자들은 글러브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약점을 노려 기습번트를 시도한다. 핸슨은 그러나 타구를 맨손으로 잡아 1루로 송구, 주자를 잡아내는 ‘묘기’를 선보인다. 핸슨은 “상대가 나의 결점을 활용해 (번트 등) 작전을 구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내가 극복하고 익숙해져야 할 부분”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핸슨은 투구 동작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왼손이 없다 보니 오른팔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그러나 핸슨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나만의 스타일로 잘 자고 잘 먹으면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핸슨은 “어릴 적엔 왼팔을 숨기고도 싶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내 왼팔에 대해 질문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진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능력을 갖추고 태어났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