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미 前대통령·유명 영화감독 등 “로하니 지지”

이란 영향력 큰 인사들 잇달아
개혁파 재선여부에 관심 쏠려

차기서 하메네이 후계자 선정
核합의등 국제관계 향배 좌우

19일 실시되는 이란 대선을 앞두고 모하마드 하타미 전 이란 대통령, 아스가르 파르하디 영화감독 등 유명인들이 잇따라 중도개혁파 후보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강경보수파 후보인 검찰총장 출신 성직자 에브라힘 라이시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테헤란 시장이 빠르게 추격하는 가운데 로하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칸·아카데미 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바 있는 세계적 거장 파르하디 감독은 14일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이란 이스나 뉴스통신을 통해 “로하니 대통령을 위해 투표할 것”이라며 “아직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기본권을 미래 세대와 조국의 아이들의 운명을 위해 사용해주길 바란다”고 성명을 냈다. 이날 하타미 전 대통령도 “다시 한 번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며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이란 내에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2013년 대선 때도 로하니 대통령의 당선에 큰 공헌을 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젊은층, 여성, 고학력자 등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번 대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란 내 신뢰할 만한 여론조사는 없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9일 이란 국익단체 이란학생여론조사국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로하니 대통령이 42%로 1위, 라이시가 27%로 2위, 갈리바프 시장이 25%로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보수파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하면 50%가 넘는 상황인데, 19일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이 26일 결선투표를 다시 치러야 한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이란 대선 결과가 국제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수십 년간 이란의 미래를 좌우할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임자 선정 문제를 놓고 개혁파와 보수파 간 다툼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이 후임자 선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갈등·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지·미국과의 향후 관계 등의 문제도 걸려 있다. FT는 핵합의 이후에도 남은 경제제재 해제 여부가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이란 원유·가스 시장과 연관된 해외 투자자들의 시선도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