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核·미사일실험 중단시 ‘폐기 아닌 동결’ 대화”

헤일리 유엔대사 발언 ‘주목’
‘核폐기 아닌 동결’ 조건 완화

“北 지원국가 공개 거명할 것
추가 제재 중국과도 공조 중”
세컨더리보이콧 강력 시사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6일 대북제재를 논의하는 긴급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 대사가 “북한을 지원하는 국가는 공개적으로 거명할 것(call out)”이라면서 제3국 기관·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포함한 대북제재 강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헤일리 대사는 “북한이 핵·미사일 관련 실험을 전면 중단한다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다소 완화된 대북대화 재개 조건도 언급해 주목된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오후 유엔 안보리 회의 직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을 지원하든지, 아니면 미국을 지원하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과 협력하는 국가는 공개적으로 지목해서 국제사회에 알리고, 해당국에는 대북제재와 동일한 제재를 적용할 것”이라면서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을 시사했다. 또 헤일리 대사는 “새로 마련할 추가적 제재와 관련해 중국과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미·중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태열 주유엔 한국대사도 지난 14일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선 지 불과 며칠 만에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또다시 잘못된 길을 선택했는데, 이는 명백하게 평양이 새 정부의 의지를 시험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보리 5월 의장국인 우루과이의 엘비오 로셀리 주유엔 대사도 이날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먼저 대북제재가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면서 회의에서 대북제재 이행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고 전했다.

한편,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핵 개발(Nuclear Process)과 관련한 실험의 전면중단(Total Stop)이 이뤄진다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면서 대화의 전제조건을 밝혔다. 또 헤일리 대사는 “정권교체 등 북한 체제전복에 나설 의향이 없으며, 북한과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3일 “미국은 북한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발언과 일맥상통하지만, 헤일리 대사가 밝힌 북·미 대화 전제조건은 당시 틸러슨 장관의 ‘한반도 비핵화’에서 다소 완화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