商議·중기중앙회 ‘飛上’, 전경련·경총 ‘非常’… 경제단체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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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정부로부터 곱잖은 시선
우여곡절 끝 ‘일자리委’ 합류
전경련, 4대그룹 이탈 힘 잃어

상의, 中企·중소상인도 회원사
文 ‘신뢰’표명…기업들 기대감
중기중앙회도 재계입지 커질듯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단체 위상과 역할이 재편되고 있다.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과정에서 직격탄을 맞고 힘을 잃었다. 고용·노사 현안의 경영계 파트너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의 최우선 사안인 일자리위원회에서 한때 배제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합류할 정도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반면 중소 상공인까지 아우르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 이익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회원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기세를 올려 대조적인 모습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100여 개 회원사가 탈퇴했다. 20∼30곳이 새로 가입하긴 했지만, 이전보다 70∼80개 회원이 줄었다. 회비의 70% 이상을 차지했던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의 이탈로 국내 재계 대표 단체라는 의미도 퇴색했다.

중소기업, 중소 상공인까지 회원사로 두고 있는 대한상의는 점차 규모와 입지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의 회원사는 2013년의 15만4706개에서 2014년 16만1945개, 2015년 16만7805개로 늘었다가 2016년에는 17만2628개까지 확대됐다.

대한상의는 규모만 커진 것도 아니다. 문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이었던 지난 4월 14일 대한상의 초청 강연에서 “전경련의 시대는 지났다”면서 “불평등의 경제를 바로잡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전달한 ‘19대 대선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을 언급하며 “전경련에서 나오던 이야기와 너무 달라 깜짝 놀랐다. 경제계가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대목을 보고 신선하게 느꼈고 대한상의가 우리나라 경제계의 진정한 단체라고 느꼈다”면서 대한상의에 대해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대한상의가 기업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는 데는 한계가 따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순수 민간 기업 단체로 보기 어려운 데다, 의욕을 보였던 대기업위원회 설치 취소는 대한상의의 속사정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경제5단체 가운데 위상이 가장 높아진 곳은 단연 중기중앙회다. 문 대통령이 중소기업청을 부로 승격하는 공약을 내걸고 강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펼칠 것을 공언한 만큼, 중기중앙회가 차지하는 경제계 위상과 입지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총은 입지가 불안한 실정이다. 문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가 마련한 일자리위원회 보고서 내 관계기관 명단에 전통적으로 고용·노사문제에서 경영자 측을 대표해온 경총의 이름이 빠졌다가 겨우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 채용 비중이 높은 대기업에 ‘비정규직 고용 부담금제’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장석범·박준우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