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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9일(金)
“하루 72홀·4일간 180홀 ‘철인 라운드’, 지금도 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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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동 골디락스컨설팅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의 사무실에서 ‘180홀 라운드 인증서’와 ‘72홀 라운드 인증서’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이기동 골디락스컨설팅 대표

2004년 선배 권유로 입문
50세 넘으면서 기량 쑥쑥
라이프 베스트 75타 기록
현재도 프로에게 레슨 받아

골프장 경영 컨설팅 베테랑
소비자 입장서 생생히 조언
마음 다스려야 골프 친해져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이기동(55) 골디락스컨설팅 대표는 ‘하루 72홀 라운드’와 ‘4일 180홀 라운드’를 치렀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골디락스컨설팅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골프장의 경영 컨설팅을 위해서 ‘철인 라운드’를 펼쳤다”며 “지금도 잊지 못할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3년 6월 9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4개 코스를 완주했다. 72홀을 도는 데 20시간이 걸렸다. 빨리 도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지인들과 4개 코스 모두 사전에 예약했고, 18홀 마칠 때마다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 보니 오전 5시 출발해 72번째 홀을 마치니 다음날 새벽 1시였다. 이 대표의 이날 평균 스코어는 84타였다. 물론 하루에 72홀을 돌아본 것은 처음. 골프장 직원들이 퇴근하지 않고, 홀아웃하는 걸 지켜보면서 사진촬영까지 해주고 인증서를 건네줬다. 이 대표가 72개 홀을 한꺼번에 돈 이유는 골프장 측의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하루 72홀 라운드 상품 개발을 위한 경영 자문을 위해서였다. 골프장 측은 이처럼 원 없이 골프를 하고 싶은 골퍼들의 욕구를 맞추기 위해 하루 72홀 라운드를 상품으로 개발했다.

지난 4월 2일부터 5일까지는 중국으로 건너가 하이난다오(海南島) 미션힐스골프장 10개 코스 180홀을 모두 돌았다. 도착한 첫날 36홀을 소화했다. 이튿날엔 54홀, 3일째 역시 54홀, 그리고 4일째엔 36홀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골프장 측에선 180홀을 완주한 일행 모두에게 ‘아이언 맨 인증서’를 기념품으로 선사했다. 이번 도전 역시 미션힐스골프장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보유한 회사의 의뢰를 받았던 것. 이 대표의 180홀 완주는 지난해에만 두 차례였고, 이번이 세 번째였다. 이 대표의 조언 덕분에 올해부터 세계 최초의 10개 코스를 완주하는 골프여행 상품이 개발됐고 적지 않은 한국 골퍼가 180홀을 완주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한국에서 오가는 항공편이 주 1회에 불과한 데다 4시간의 비행시간, 비용(169만 원) 부담 탓에 고객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1988년 보험사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0여 년 근무한 뒤 2000년 3월 선배와 ‘매크로 솔루션 컨설팅’을 함께 운영하다 2004년 지금의 컨설팅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2004년부터 골프와 함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원래 골프에 우호적이지 않았기에 골프와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면서 “하지만 어느날 선배의 호출을 받아 평택의 한 군골프장에서 머리를 얹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대표에겐 골프채도 없었다. 고마운 그 선배는 이 대표에게 골프용품을 사주면서 골프를 익히라고 인도했다. 그리고 몇 달 뒤 우연히 골프장 쪽에서 경영 컨설팅 의뢰가 들어왔다. 바로 스카이72골프장이었다. 고객중심적인 회사의 전략을 제시하는 일이었다. 부킹난으로 골프장이 ‘갑’이던 시절. 골프장에서 처음으로 고객만족을 위한 경영 컨설팅을 그에게 요청했다. 이 대표는 개장에 앞서 대중제 골프장으로서 고객을 위한 어떤 서비스 전략을 추구해야 하는지, 고객 만족도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또 직원을 만족시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제시했다. 지금도 자문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후 한솔그룹의 오크밸리,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상록(4곳) 골프장 자문을 맡았다. 기업은행을 비롯해 보험사, 삼천리그룹, 하나투어 여행사 등의 경영자문도 그의 일이다. 이 대표는“소비자나 고객의 입장에서 조언하기에 ‘맑은 눈’으로 바라보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50세가 넘어선 뒤 골프 기량이 쑥쑥 향상되고 있다. 비거리는 시작할 때보다 20m가 더 늘어나 220m를 보낸다. 스윙 메커니즘을 뒤늦게 터득한 덕분. 라이프 베스트는 75타로 지난달 스카이72골프장 클래식코스에서 작성했다. 지난해 남긴 76타를 1년 만에 경신했다. 이 대표가 70대 스코어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건 골프 입문 10년이 지난 4년 전이다. 최근 4∼5년 사이에 물이 오른 셈. 이 대표는 “골프할 때만큼은 그 어떤 일을 할 때보다 진지해진다”면서 “골프를 사랑하기에 몰입할 수 있고 그래서 저절로 기량과 성적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도 프로에게 찾아가 원포인트 레슨을 받고 있다.

이 대표에겐 악바리 근성이 있다. 마라톤 입문 6년 만에 세계최고의 무대인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했다. 2010년 10㎞에 처음 참가했고 1년 뒤 풀코스에 도전했다. 지금까지 34차례나 완주했다. 국내 한 메이저 마라톤대회에서 3시간28분16초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보스턴마라톤 출전 기준 기록을 채워 지난해 119회 대회에 출전했다. 이 대표는 “단순히 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 중 고통받는 이를 위해 ‘몸자보’를 달고 뛴다”며 “예를 들어 암투병 중인 친구 어머니를 위해 ‘건강하세요’라는 문구를 몸에 달고 달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제는 골프장에 한 번만 가봐도 경영 형편을 파악할 수 있다”면서 “이제 국내 골프장 500곳 시대를 맞이했기에 골프장이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변화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고, 변화하지 않는 곳이 많다. 이 대표는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골프장 중 경영진이 자리만 보존하면 된다는 안일한 자세를 지니고 있는 곳이 여럿 있다”면서 “골프장 오너의 눈높이가 아닌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는 한 경영환경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꼽는 골프의 매력은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 골프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마음을 다스려야 골프와 친해질 수 있다”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책임지는 골프의 특성은 일상의 업무와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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