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감독시스템’ 이르면 내년 시행… 金·産그룹 재무구조까지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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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금감원 논의 착수

감독대상 선정위해 시뮬레이션
가이드라인형태 모범규준 작성

자산 5兆이상·비중 40% 등
감독대상 선정기준방안 ‘분분’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자
“삼성·한화 등 10개정도 될것”

삼성, 한화 등 대기업 금산(금융·산업) 결합그룹에 대한 통합감독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 개혁’ ‘경제민주화’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은 단계적 시행에 무게를 두고 우선 ‘가이드라인’ 형태인 모범규준을 만들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도입을 위한 논의에 착수한 가운데 감독 대상 선정 기준 마련을 위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벌이고 있다. 3∼10개 금융그룹이 감독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르면 내년 하반기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면서도 “기업의 전체적 재무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연결재무제표가 보통 3월에 나오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 선정이 5월에 있어 이러한 것들을 살펴본 뒤 적용 대상 그룹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금융지주회사는 아니지만, 금융 자회사를 여럿 거느린 삼성·현대차·한화 등 금산결합 그룹과 미래에셋처럼 지주사 체제가 아닌 금융전업그룹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다. 현재는 이들 두 그룹에 대한 통합감독 시스템이 부재한 상태로 개별 금융사의 부채 총액, 자본금 등만 파악해 건전성을 판단하고 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별 금융회사 자체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계열사를 묶어놓을 경우 위험이 옮아가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하나로 묶어 리스크를 따져보자는 게 통합감독시스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재무구조를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어 해당 기업들로선 가장 껄끄러운 제도가 될 수 있다.

큰 틀은 잡혀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합감독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 권고도 있었고 2010년 부산저축은행사태, 2013년 동양사태 등을 겪으면서 도입 목소리가 커져 꾸준히 업계 목소리를 들으며 준비해왔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결국 어느 기업까지, 어떻게 감독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어떤 기업들이 통합감독시스템의 대상이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5년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관련 공청회 등을 살펴보면 선정 기준으로 △그룹 내 금융자산 5조 원 이상 △그룹 내 금융자산 비중 40% 이상 등 다양한 안이 제시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앞서 1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감독해야 할 대형 금융그룹은 10개 정도”라며 “삼성·한화 등 금산결합그룹과 미래에셋·교보·한국투자금융 등 금융전업그룹이 금산분리 규제의 주요 대상”이라 밝히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면서 “유럽, 일본 등 해외 사례를 보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업계 반발 등을 고려해 일단 자율 규제 형식으로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으로 규제하든, 자율규제인 모범규준을 만들든 처음 도입하는 만큼 단계적 시행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기업은 적응할 시간, 금융당국은 규제 내용을 수정, 보완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