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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09일(金)
韓·中의 하이브리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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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정치부 부장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을 두고 ‘중국의 하이브리드 전쟁’의 서막이라는 분석 틀이 눈길을 끈다. 군사전략가인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가 집필 중인 ‘박근혜와 시진핑(習近平)의 하이브리드 전쟁사’는 흥미로운 주제다. 홍 대표는 “지금까지 한·중이 치른 사드 전쟁은 일종의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중국도 사드 전쟁을 통해 한국 이상으로 깊은 내상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복합전쟁시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전쟁 실상을 모르고는 북핵 폐기 묘책이 나올 리 없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기존의 군사적 무력충돌이 아닌 사이버, 가짜뉴스 유포 등 변형된 비군사적 파괴와 혼란 공작을 뜻한다. 전통적인 군사작전보다는 핵 공갈과 사이버전 등 비대칭 군사력과 가짜뉴스 등 심리전을 앞세운다. 또 상대국가의 정치·경제·사회·군사적 약점을 이용해 전략적 이익을 취하기도 한다. 북한은 한국을 상대로 전·평시 구분 없이 하이브리드 전쟁을 상시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전 세계가 가짜뉴스, 해킹 등을 통한 러시아의 전방위적인 하이브리드 전쟁에 긴장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의 제재로 심대한 타격을 입은 러시아는 지난 대선 기간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판도라 상자를 연 폭로전의 발단인 러시아 커넥션도 하이브리드 전쟁이 원인이다.

노무현 정부는 평택기지 이전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결정했다. 만일 사드 배치가 중국에 위협이라면 노 전 대통령은 중국의 면전에 미국의 해상 만리장성을 건설한 셈이다. 중국의 경제보복은 사드보다는 한국이 미국 중심의 대중국·러시아 봉쇄라인에 가담한 탓으로 이 역시 하이브리드 전쟁 일환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와 같은 대외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던 반면에 중국의 북핵 방조, 사드 반대, 공해상 불침항모 건설 등은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군사전략으로 평가됐다. 북핵 문제도 이제 중국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북핵 문제를 방치한다는 이미지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신뢰도 많이 잃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의 핵을 폐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버락 오바마 재임 기간 아시아에서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던 중국의 전략 변화를 의미한다. 향후 중국은 한·미·일과 대립하기보다는 일대일로의 성과와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보다 유화적인 대외정책을 지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변화는 미·중 하이브리드 전쟁임과 동시에 박근혜 정부가 시진핑 정부와 벌인 하이브리드 전쟁 결과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이 북핵 실전 배치를 앞두고 긴급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사드 실전 배치 시기마저 지지층과 중국을 배려해 환경영향평가를 내세워 연기하는 것은,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태도다.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라는 지엽말단적 전술과 명분보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북핵 폐기의 전략 목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흔들림 없는 원칙과 한·미의 빈틈없는 공조다. 북핵 폐기를 위한 하이브리드 전쟁을 승리로 이끌 문재인 정부 책략이 절실하다. csjung@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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