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最古本 추정 ‘사시찬요’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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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 금속활자로 인쇄
국보급 가능성… 학계 주목

현존 최고본(最古本)으로 추정되는 ‘사시찬요(四時纂要·사진)’가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학계에서는 조선 시대 최초 금속활자인 계미자(癸未字)로 인쇄한 이 책이 국보급 문화재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15일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BK플러스21사업팀(팀장 남권희 교수)은 최근 경북 예천군 용문면 죽림리 ‘남악종택(南嶽宗宅)’ 문화재 목록화 사업을 하던 중 계미자본 사시찬요 1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시찬요는 996년 중국 당나라 때 한악(韓鄂)이 편찬한 농업 서적이며,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에도 초간본은 전해지지 않는다.

초간본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1961년 일본에서 발견한 책이 있지만, 1590년 울산에 있던 경상 좌병영에서 목판으로 인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견한 책은 이보다 2세기가량 앞선 1403년에서 1420년 사이 계미자로 인쇄한 것이어서 한·중·일을 통틀어 현존 최고본일 가능성이 크다.

계미자는 태종 3년(1403년) 계미년에 만든 조선 최초 구리활자로 1420년 경자자(庚子字)를 만들 때 모두 녹여 썼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계미자로 인쇄한 책은 희귀해 낱장만으로도 수천 만 원을 호가한다. 개인 소장 서적을 제외하고 대부분 국보로 지정돼 있다. 서울대 규장각이 소장한 십칠사찬고금통요(十七史纂古今通要) 권6(국보 148호)도 계미자본이다.

남권희 교수는 “기존의 현존 최고본(1590년 목판본)에 비해 시기적으로 약 200년 앞선다는 점도 의미 있으나 그동안 의문으로 남았던 부분에 대해 비교하고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 “특히 1590년 목판본 3월 말 편에 나와 있는 목화재배법이 이번 계미자본에는 없으므로, 중국에서 농서를 들여와 당시 실정에 맞도록 추가한 것이 분명해졌다. 앞으로 더 많은 부분에서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