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앞두고…‘스트롱맨’ 글로벌 외교전쟁

트럼프, 우경화 폴란드 방문
에너지 교역국 위상 다지기

시진핑-푸틴 모스크바 회동
인프라 건설·경제협력 논의

아베, EU와 FTA 정지작업

오는 7일부터 이틀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트롱 맨’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 4대 열강 지도자들이 이번 주 글로벌 외교 경쟁에 들어간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너지 문제·북핵 공동 대응 등 다자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주제들이 대화 테이블로 올라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20회의 직전인 6일 영국·프랑스·독일 등 전통적인 우방을 제치고 우경화로 논란이 많은 폴란드를 방문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2일 백악관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충성스러운 회원국이며 에너지 교역국으로 중요하다”며 폴란드 방문의 의미를 부여했다. 2015년 말 집권한 폴란드의 법과 정의당 정권은 보수성향으로 유명해 트럼프 대통령이 폴란드 방문 후 어떤 성과와 메시지를 내놓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G20회의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연쇄 회동을 갖고 북핵 공동 대응 방안과 철강 공급과잉 사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회의 중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의 첫 공식 만남이다. 시 주석도 G20회의 참석 전인 3∼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 이번 방문은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을 먼저 초대하면서 성사됐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양국 간 인프라 건설과 에너지 협력사업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특히 양국은 에너지 파이프라인 설치 등 공동 인프라 건설 투자와 북극 항로 탐사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아베 총리 또한 6일 벨기에 브뤼셀에 방문해 유럽 지도자들과 회동을 갖는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경제연대협정(EPA)을 추진 중인 일본은 유럽 지도자들과의 회동에서 ‘정치적’ 협정 타결을 마무리하고, G20정상회의에서 서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주변 4대 열강은 최고의 압박과 관여를 표명하고 있는 미국, 일본과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과 러시아로 나뉘어 합종연횡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G20회의 참석 전인 5일부터 이틀 동안 베를린에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독일 방문 기간에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