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3당 일제히 ‘예결위 회의 불참’ 선언

추경안 심사과정 험로 예고
與野 대치전선 여전히 팽팽
18일 본회의 처리 힘들수도

10일 오후 추가경정예산안 본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국민의당 등 야 3당이 일제히 ‘회의 불참’을 선언해 향후 추경 심사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재현 국회 예결위원장의 추경안 상정을 위한 전체회의 소집을 앞두고 여야 예결위 간사 회동이 있었으나, 야당 측은 여전히 불참 의사를 고수했다. 민주당 간사 윤후덕 의원은 “야당 간사들은 오늘 상정을 보류해 달라고 했으나, 여당 입장에서는 상정까지는 해 예결위가 국민께 일단 최소한의 예의라도 지키는 지점까지는 가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예결위원만으로도 추경안 상정 정족수인 10명을 채울 수 있는 만큼, 일단 이날 전체회의에 추경안을 상정하고 정부 설명까지 듣겠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당 간사를 맡은 황주홍 의원은 “우리는 예결위 전체회의를 하지 말자고 했는데 여당은 문이라도 열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물론 우리는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도 “지금까지 사정 변경이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 추경안을 상정하는 것은 야당을 더 자극하는 것이며, 정치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간사 회동 이후 진행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4당 원내대표 정기회동에서도 국회 정상화와 관련한 논의가 이어졌으나, 여야 간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종료됐다.

지난 7일 정 의장이 추경안을 예결위에 회부했지만, 여당 소속 예결위원만으로는 추경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 예결위는 50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는데,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은 20명에 불과해 의결 정족수(2분의 1)를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서영교 무소속 의원을 포함한다 해도 일부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장관 임명 강행 등으로 인해 여야 대치 전선이 더욱 짙어지는 데다가, 야 3당도 각 당의 입장 및 여당에 대한 요구 조건이 다른 상황이라 7월 국회에서도 추경안이 통과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오는 18일 본회의에서는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희망사항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여당 내부에서조차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여당 고위 관계자는 “11일 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송영무(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되면 18일 본회의도 물 건너간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8월 국회도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