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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2일(水)
(1164) 56장 유라시아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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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동, 터키까지 유라시아연방에 가입할 것 같습니다.”

안종관이 손에 든 서류에서 시선을 떼더니 말을 이었다.

“이제는 몇 개국인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시아 대륙 전체가 포함될 것 같으니까요.”

방 안에 갑자기 정적이 덮였다. 누군가 기침이라도 하면 웃음보가 터질 것만 같았다. 여기는 평양의 주석궁 왼쪽 별관, 주석궁 본채를 연방대통령 집무실로 기증했기 때문에 이곳이 북한 총리 김동일의 집무실이 됐다. 지금 연방대통령의 안보특보 안종관이 김동일에게 보고하고 있는 것이다. 방 안에는 김동일과 측근인 호위사령관 유한영, 비서실장 겸 선전선동부장 장경수까지 셋이 모여 있다. 다시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이번 시 주석의 유라시아연방 가입 선언 후에 티베트와 몽골의 반군이 휴전을 선언했습니다. 시 주석도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입니다.”

김동일이 머리를 끄덕였다. 서동수는 시간이 나거나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사전, 사후에 직접 김동일을 찾든지 안종관을 보내 설명을 해주었다. 지극한 배려다. 이제는 김동일도 안종관을 사부로 모시는 형편이다. 습관이 된 것이다. 안종관이 누구인가? 국정원 1차장 출신으로 서동수가 신의주특구 장관으로 처음 공직을 시작할 때 안보특보로 임명한 인물이다. 서동수의 안보관, 국가관을 정립시켜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동수는 그 안종관을 이제 김동일에게 보내는 것이다.

“총리님이 해주실 일이 있습니다.”

안종관이 머리를 들고 김동일을 보았다.

“대통령께서 연방의 특사 자격으로 이번에 연방 가입 의사를 밝힌 중앙아시아, 중동, 인도까지 18개국을 방문해서 서명을 받아 오라고 하셨습니다.”

“내, 내가 말이오?”

놀란 김동일이 말까지 더듬었다.

“나, 난, 대통령을 어제도 뵈었지만 그런 말씀 못 들었는데.”

“저를 통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안종관의 얼굴에 웃음기가 스쳐 갔다.

“총리께서 사양하실 것 같으니 저한테 이해시켜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그건 연방을 창조하신 주역인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셔야…….”

“유라시아연방의 차기 주역이 되실 총리께서 이제는 전면에 나설 때가 됐습니다.”

정색한 안종관의 말이 이어졌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국격과 미래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총리님.”

“하지만 아직…….”

“제가 총리님을 모시고 갈 것입니다.”

“아, 안 특보가 말씀이오?”

김동일의 얼굴이 밝아졌다.

“아, 그렇다면야…….”

심호흡을 한 김동일의 시선이 문득 벽에 부착된 대형 전광 지도에 머물렀다. 아시아 대륙 동북방에 혹처럼, 또는 동토에서 흘러내린 고드름처럼 늘어진 반도가 보였다. 10여 년 전만 해도 그 반도는 남북으로 분단된 채 휴전 상태였다. 지도를 응시하던 김동일의 눈앞에 문득 그 당시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아버지 김정일의 죽음, 그리고 수많은 사건들. 핵, 미사일, 전쟁, 오직 그때는 이 세 가지만 자신의 머릿속을 장악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눈동자의 초점을 잡은 김동일이 안종관을 보았다.

“지시대로 따르겠다고 전해주시오.”

이젠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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