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특검, 트럼프 대선前 러 기업과 거래도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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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게이트 수사 박차

20년 이상 ‘자금창구’ 역할
도이치뱅크에 거래정보 요청
캠프 인사 관련기업까지 조준

NYT “대출 규모도 드문 수준”
트럼프 “특검, 선 넘었다”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게이트’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사진) 특별검사가 트럼프 대통령 관련 기업이 과거 러시아와 맺었던 거래를 들여다보는 등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나섰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20년 이상 거래한 도이치뱅크에 거래정보를 요청하며 러시아 게이트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는 뮬러 특검의 칼날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

2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트럼프의 개인 기업뿐 아니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의 기업이 과거 러시아와 맺었던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인들이 트럼프 소유 건물 아파트를 구매하고 뉴욕의 소호(SOHO) 개발사업에 참여한 것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뮬러 특검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3년 미스유니버스 대회와 2008년 러시아 집권층의 미 플로리다 맨션 매입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뮬러 특검은 오랜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자금창구 역할을 해왔던 도이치뱅크와 접촉하며 정보를 제공받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NYT는 도이치뱅크 개인자산운용 사업부가 트럼프에게 수억 달러를 대출해줬던 점에 착안, 이 대출로 인해 도이치뱅크의 재무 상황이 위험에 노출된 것은 아니었는지를 뮬러 특검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이치뱅크는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맏사위인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도 관계를 유지하며 대규모 자금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이치뱅크는 최근 러시아 기업의 돈세탁을 도운 것으로 드러나 뉴욕주와 영국 당국에 6억 달러(약 6738억 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이치뱅크 대출 규모를 3억 달러(약 3375억 원)로 추산했으며, 전·현직 도이치뱅크 임원이나 월가의 자산관리매니저 등에 따르면 이 정도 규모의 대출은 드물다고 전했다. 도이치뱅크는 현재 연방 수사당국의 조사에도 응하고 있으며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하고 있는 뮬러 특검팀에도 정보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이치뱅크가 최근 러시아 측 인사나 기관의 돈세탁을 해준 혐의로 법률적 곤경에 빠진 적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출이나 계좌가 러시아와 관계됐다는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NYT와의 인터뷰에서 뮬러 특검을 맹비난했다. 그는 “뮬러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 이외의 문제를 파는 것은 선을 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신을 탄핵 위기로까지 내몰고 있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에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개입 불가 원칙을 천명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어떻게 직책을 맡아놓고는 (수사에서) 빠질 수 있느냐”며 “이럴 줄 알았다면 ‘고맙지만, 당신을 임명하지는 않겠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