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복지정책 사각지대 소상공인… 우리에게도 ‘저녁 있는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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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했다고 해서 누구나가 휴가를 갈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필자도 1년에 두 번 명절 때 쉬는 것 외에는 연휴를 써본 적이 없다. 가족들이 여름휴가 이야기를 몇 번 하면 겨우 가까운 계곡에 가서 반나절 발 담그고 오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올해는 여름휴가에 대한 아내의 비장함이 여느 해와 달랐다. 노란우산공제에서 운영하는 하계휴양소의 1박2일 숙박 할인권에 당첨됐으니 한번 가보자는 것이다. ‘가까운 바닷가 리조트에 언제 제돈 다 주고 갈 수 있냐’며 하루 문 닫고 다녀오자는 아내의 성화와 아이들의 간절한 눈빛을 더 이상 외면하긴 힘들었다.

그래서 큰맘 먹고 첫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폐업을 대비해 퇴직금이라도 마련해 두기 위해 가입한 노란우산공제가 뜻밖의 복지서비스로 우리 가족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줄 줄이야…. 휴가를 다녀온 후 스마트폰 배경화면은 여름 휴가지에서 찍은 가족사진으로 돼 있다.

전국에 ‘나 홀로 사업주’가 391만 명이라고 한다. 유난히 뜨거운 올여름에도 휴가 없이 열심히 일만 하는 사장님들이 많을 것이다.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 유연 근무제, 직장 보육시설 설치 등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정책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소상공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어쩔 수 없다. 이런 감정은 ‘나 홀로 사업주’뿐만 아니라 종업원 몇 명 데리고 일하는 영세 소상공인 모두가 느낄 것이다.

매년 수조 원의 소상공인 지원예산이 편성된다지만 주변에서 실제로 지원받았다는 소상공인을 보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나중에 상환해야 하는 융자사업이고 필자와 같은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활용하기 어려운 정책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휴가철만 되면 산업재해, 불경기, 부채, 압류 등 상대적으로 커다란 리스크와 함께 살아가는 소상공인을 지켜줄 복지정책의 필요성이 더욱 간절해진다. 이제는 소상공인 맞춤형 복지정책이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김성종 스위트플러스 대표